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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중심의 모임인 비상시국준비위원회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 차례 회동을 열고 김무성 전 대표·유승민·정병국·나경원·주호영·심재철·김재경·강석호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원희룡 제주지사·김문수 전 경기지사·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총 12명을 대표위원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16일 오후 2시 대표자·실무 연석회의를 갖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관련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입장 △국정안정을 위한 수습방안 △보수혁신 정당을 새롭게 만들기 위한 구상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후 오는 18일 의원총회와 비상시국 총회를 차례대로 열고 관련 안을 추인받을 계획이다. 황영철 의원은 “저희는 빨리 이 대표 등 지도부가 총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돼 당 해체를 포함한 혁신의 길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비박계의 움직임은 이 대표에 대한 불신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공동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현 지도부 총 사퇴 요구에 이 대표가 버티기로 일관하자 집단행동을 본격화한 것이다.
이들은 전날 이 대표가 마련한 당 쇄신안 △내년 1월21일 조기 전당대회 개최 △중립내각 출범 즉시 대표직 사퇴 △대선후보, 당 대표 될 수 있도록 당헌개정 추진 등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일축했다. 여기에 이 대표 주재 일정엔 참석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 대표도 비박계를 겨냥해 작심 비판하면서 확전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비박계 비상시국위 대표위원으로 나선 김 전 지사·남 지사·오 전 시장·원 지사 등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지금 도정에 매달려도 바쁜 분들이 ‘이정현 사퇴하라’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매우 유감스럽다. 이들 지지자들을 다 합해도 지지율 9%도 안 된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 대표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조기 전대에 대한 당 소속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3선의원 간담회를 열었지만 안상수 의원만 참석한 점,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투쟁 중인 원외당협위원장들이 면전에서 반발한 점 등 자신의 당내 입지가 좁아지자 감정이 격화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조기 전대를 통해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친박계 박명재 사무총장의 발언에 정진석 원내대표가 격분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