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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19%, 귤 27%↑…소비쿠폰 떨어졌는데, 연말대목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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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I 2025.12.02 17:06:12

고환율, 물가상승의 최대 리스크로
유류세 인하폭 조정 때 예상 못한 ‘고환율’…기름값 올려
수입 수산물·과일 등 가격상승도 환율 여파
“고환율, 향후 물가에 전방위적 상승 압력”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김은비 기자]‘연말 대목’이 돌아왔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 중반을 기록하면서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특히 1500원대를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이 물가상승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르며 실효성 있는 환율 안정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체감물가, 2.9% ‘쑥’…장보기 겁나는 가격들

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전년 동월의 물가상승률이 1.5%에 불과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지만, 2%대 중반 상승률의 주요인으로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의 가격상승이 꼽히고 있다.

석유류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율 축소와 환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10월 4.8%에서 11월 5.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유(10.4%), 휘발유(5.3%) 등에서 상승폭이 컸는데 경유는 리터당 1619원, 휘발유는 1718원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가 유류세 정상화의 일환으로 지난달 1일부터 휘발유 인하율을 10%에서 7%로, 경유와 LPG 인하율을 15%에서 10%로 조정한 데에 ‘섣부른 결정’이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인하폭 축소 결정을 할 당시에 여러 사항을 고려했지만, 환율이 이 정도로 오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도 지난달 5.6% 뛰었다. 주식인 쌀은 18.6% 올랐다. 전월(21.3%)에 비하면 소폭 줄었지만 상승세가 강하게 이어졌다. 제철을 맞은 귤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26.5% 치솟았다. 여기에 갈치(11.2%), 고등어(13.2%) 등 수입산 수산물과 수입 과일 등도 환율 영향에 가격이 올랐다.

이에 비해 채소류 물가는 토마토(-14.9%), 당근(-48.8%), 무(-28.1%), 호박(-17.3%) 등 가격이 떨어지면서 4.7% 하락했다.

가계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해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작년 7월(3.0%)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식품 가격은 3.7% 상승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식품 이외 품목 역시 2.3% 올랐다.

서비스 내 전세와 월세를 반영하는 집세는 0.9% 올라 완만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집세는 국가데이터처 통계상 시차를 두고 반영돼 최근의 전월세시장 가격 상승세가 향후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단 전망이 있다.

소비쿠폰도 떨어졌는데 고물가…“환율대책 먹혀야”

정부는 고환율에 따른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단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로선 석유류 외에 고환율 파급효과가 명확하지 않다 해도 향후 원재료를 수입·가공해 중간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고환율이 작용해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될 수 있단 판단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환율의 영향은 시간차를 두고 미치게 된다”며 “중장기적으로 가공식품, 외식 물가 등도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재료값 상승으로 가격상승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식품·사료원료 22종과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에 대한 할당관세 지원 확대방안, 주요농산물에 대한 정부가용물량 공급 확대방안 등을 밝힌 건 물가가 더 뛰기 전 내놓은 조치다. 구 부총리는 “물가 관리가 ‘민생 안정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각오로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먹거리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민생회복 소비쿠폰도 떨어진 상황에서 이어지는 물가상승이 서민의 생활비 부담을 키워 소비와 경기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미국과 역전돼 있는 금리를 올려야 환율을 잡을 수 있지만 금리인상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실효성 있는 환율안정책으로 환율을 떨어뜨려야 물가와 경기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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