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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모호한데"…트럼프 무역합의에 조용한 시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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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I 2025.07.30 15:05:44

베트남, 트럼프 관세율 발표에 당혹…조정 시사
美 투자액·관세품목 두고 당사국과 혼선
"모호한 합의 해석 시장에 맡겨”
시장 "불확실성보다 낫다" 판단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등과 잇따라 무역 합의안을 발표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의외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각 국가와 합의문마다 구체적 내용은 빠져 있고, 당사국 간 입장 차이도 드러나고 있지만, 정작 금융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무역 협정을 타결한 후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사진=AFP)
“美 6개국과 무역합의 내용 모호”

29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무역 합의들은 세부 사항이 불분명해 수일이 걸려야 채워질 수 있으며 때로는 상대국의 주장과 충돌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지만, 이에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5월 영국과 15% 관세에 합의한 것을 시작으로 베트남(20%)과 인도네시아(19%), 필리핀(19%), 일본(15%), EU(15%)까지 총 6개 국가 또는 국가연합과 관세 합의를 마쳤다. 하지만 관련 국가들은 발표 내용을 놓고 미국과 일부 사안에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미국과 무역합의를 한 베트남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2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으나 베트남 정부는 이 수치에 당혹해하며 조정 의사를 내비쳤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협상에서도 ‘새로운 미·일 투자 구조’를 발표했지만, 양국 정부의 설명이 서로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이번 무역 협상에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고, 투자 수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 위한 ‘서명 보너스’ 성격의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 관료들은 공식 문서가 없으며, 수익 배분은 위험과 자금 조달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고 반박하며, 투자 실행 여부조차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EU와의 합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15%의 관세가 특정 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EU 측은 제약과 반도체 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백악관은 자동차, 자동차 부품, 제약, 반도체에 15% 관세를 적용한다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을 만나 무역 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의 손에 무역 합의 관련 문서가 들려 있다.(사진=로이터)
“모호한 합의, 해석 시장에 맡겨”…불확실성 해소에 주목

시장은 모호한 합의가 잇따르는 가운데서도 별다른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마크 말렉 시버트 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는 “복잡한 무역합의에 대해 투자자들이 아는 내용은 요약 정리된 메모 수준에 불과하다”며 “모든 해석은 사실상 시장에 맡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전반적인 신호 때문에 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리서치 전문회사 울프 리서치의 토빈 마커스 미국정책국장도 관세 합의와 관련해 “현재 알려진 내용은 불확실하지만, 가능성의 범위 내에서는 낙관적인 결과이며, 특히 부문별 관세가 15%로 인하된 점이 그렇다”며 “새롭게 등장한 15% 기준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의 인식도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전에는 긴장이 고조된 후 협상을 통해 관세를 인하하는 역동적인 상황을 반영했다면, 지금은 예상보다 덜 나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반응이 과거보다 덜 민감하고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경고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시장 반응은 조용하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표된 관세가 모두 시행될 경우 소비자가 부담하는 평균 관세율은 1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3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판게아 정책의 테리 헤인즈 창립자는 “시장에서는 무역 합의들을 바라볼 때 세부 내용보다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 자체’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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