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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언론중재법 일부 수정 “고위공직자 배제”… 野 “분칠하는 것일 뿐”

이상원 기자I 2021.08.12 19:52:20

민주당 언론단체 반영한 언론중재법 수정 계획 발표
고위공직자 제외·입증 책임 모호함 제거·열람 및 차단 청구 표시 삭제 등
野 "앞뒤가 안맞는 수정…조잡스러워"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여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한 언론중재법(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 한발 물러섰다. 고위공직자·선출직·공무원·대기업 임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람은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일부 내용을 수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여전히 “껍질에 화장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간사인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정 민주당 의원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안 수정 이유와 구체적 내용을 발표했다. 박 의원은 “일반 국민이 허위·조작보도의 피해를 입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언론의 자유를 제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에서 내놓은 안과 언론 단체에서의 입장이 다른 부분과 해석상 차이가 있는 부분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발표한 개정 부분은 △고위공직자·선출직·공무원·대기업 임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람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적용 제외 △고의중과실 추정 주체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자인 것을 명확화 △열람·차단 청구 표시 조항 삭제 등 총 세 가지다.

박 의원은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수정안을 마련하는 대로 전면 공개하겠다”며 “국민의힘도 15일까지 수정안 마련하겠다고 했으니 다음 주에는 여야가 머리 맞대고 합리적으로 논의·합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국민의힘에서 가장 독소조항으로 꼽으며, 지난달 27일 법안 소위에서 강행 통과시킨 벌금을 최대 5배까지 물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고수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부분은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며 “첫 번째 (조항) 수정 부분에서 특권자는 소송을 아예 못하세 하는 것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행 처리 의지를 밝혔다가 본회의를 앞두고 수정을 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생각하는 것에 오류가 있으면 고칠 수 있다”며 “법안이 소위를 통과한 후 (야당과 언론계에서) 의견을 또 제시하니 그 의견에 대한 것을 받은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측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달곤 국민의힘 문체위 간사는 민주당이 내놓은 수정 사안에 대해 “껍질에 화장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기본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열람청구권을 홀랑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법을 만든 사람들이 얼마나 조잡스럽냐”며 “지난 27일 새로운 조항을 만들고 오늘은 일방적으로 회의해 통보한 후 늦게 와서 국민의힘의 안을 요구하더니 (오후에) 또 안을 만들어냈는데 이렇게 민주주의 근간을 다루는 법을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언론중재법을 언론 재갈법으로 만들려다가 자기 모순에 빠진 것”이라며 “이렇게 고칠 법을 처음부터 왜 만들었냐”고 비판했다.

더불어 최 의원은 “(민주당이 오늘 내놓은 수정 사안은) 거짓말”이라며 “속기록을 보면 (민주당 측이) 고위공직자는 법원에서 질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소송을 낼 수 없을 것이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의원은 “소송을 낼 수 없을 것이라 했다가 지금은 소송을 금지하겠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 피력했다.

한편 국민의힘 측은 당 내 논의를 거친 후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열람·차단청구권’의 원천 폐지를 요구하는 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달곤 국민의힘 문체위 간사(오른쪽 두번째)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장 취재진 참여와 유튜브 중계 문제 등과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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