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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양국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중국 반도체 산업이 다시금 바짝 뒤를 쫓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의 중심에 반도체 산업이 자리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美정부, TSMC·인텔과 미국내 반도체 공장 건설 논의”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립을 논의하고 있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로 생산기지 대부분을 대만에 두고 있다.
그렉 슬레이터 인텔 정책·기술 부문 부회장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상업적으로 보기에도 과거보다 시점이 좋고 수요도 많다”고 설명했다.
사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미국 정부 내에서는 반도체를 기술 패권 핵심 요소로 보고 자국 내 생산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미국의 디지털 경제는 대만과 중국, 한국이라는 삼각 축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런 상황을 풀어내기 위해 산업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이미 지난 1월부터 미국 정부 관계자는 대만을 방문해 수차례 TSMC와 접촉하고 군수용 반도체를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이 대만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미국 첨단기술에 적용되는 핵심 부품인 반도체가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편이 안전하다는 논리다. TSMC는 미국 팹리스 반도체 회사인 자일링스로부터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위탁 생산해 미국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인텔 뿐 아니라 TSMC·삼성전자에도 미국 내 공급망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 경제회복과 국가 안보를 위해 정부가 수백억달러를 쏟아부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30조원 규모 반도체펀드 조성…YMTC 128단 3D 낸드플래시 개발
코로나19로 주춤하는 듯 했던 중국 반도체 산업은 최근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그동안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생산을 TSMC에 주로 맡겼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스마트폰 반도체 ‘기린710A’를 TSMC가 아닌 SMIC에 맡기고 있다. SMIC는 중국 국유통신기업 및 국유펀드 등이 출자한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다.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를 위해 조성한 투자펀드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의 2기 투자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한 2기 펀드 규모는 1기의 1.5배에 달하는 2041억 5000만위안(약 30조원)으로, 반도체 제조장치부터 생산까지 이어지는 반도체 공급망을 중국 내에서 완성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자금 확보 노력도 활발하다. SMIC는 홍콩 외에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혁신판 추가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하이 증시에 추가 상장해 약 24억~30억달러의 추가 자금을 확보한 뒤 약 40%를 12인치 웨이퍼 생산능력 확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국영기업으로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는 수곤 역시 지난달 22일 최대 47억 8000만위안 규모의 제3자할당 증자를 발표, 이 중 20억위안을 중국제 중앙집적회로(CPU) 개발에 쓰겠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YMTC는 기억소자를 128단으로 쌓은 3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이라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인 하나로 단숨에 재편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전세계 경제 1·2위를 다투는 두 국가의 갈등은 교역량 위축, 투자 결정에 대한 어려움 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