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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지지율과 인재난 속에 본격적인 공천을 시작했으나 갈등 수위도 덩달아 높아지며 당 안팎의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당내 지분을 양분하고 있는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유승민 공동대표의 보이지 않는 파워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바른미래당은 18일부터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면접심사를 시작했다.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경기·인천 등 17개 지역 예비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서울에는 안철수·오현민·장진영 예비후보가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지난 15일까지 1차 예비후보 접수를 마감했다.
공천심사가 본격화하며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측근을 공천했다’는 사천(私薦) 논란은 물론 당 내 ‘대주주’로 꼽히는 안철수·유승민의 미묘한 공천갈등이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는 형국이다.
전날 이승한 바른미래당 관악구청장 예비후보는 캠프 관계자 250여명과 함께 여의도 당사를 항의 방문했다. 그는 “공천에 관여할 수 없는 신분의 안철수 예비후보가 사적인 친분관계로 이행자 전 국민의당 대변인을 사천했다”며 “결국 ‘짜고 친 고스톱’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바른미래당 관악구청장 예비후보 공모에는 이승한·김희철 2명만 접수한 상태다. 함께 관악구청장 출마의사를 밝힌 이 전 대변인은 1차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관련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변인은 추가 접수기간·지도부의 전략공천 등을 활용해 얼마든지 관악구청장 후보로 선출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변인은 “지역 관계자들의 권유로 출마로 뒤늦게 출마를 결심했을 뿐”이라며 “무엇이든 당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내 재보궐 2곳(노원병·송파을) 공천 역시 또다른 ‘뇌관’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두 곳 모두 안철수계와 유승민계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어서다.
우선 노원병 지역에는 ‘유승민계’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만 단독으로 후보 등록한 상태다. 반면 ‘안철수계’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1차 예비후보 원서를 아직 접수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교수가 지도부의 전략공천을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안철수·유승민의 미묘한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요구하면 나가겠다. 지도부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의 권유가 있었느냐’고 묻자 “대답하기 곤란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으나 전략공천 등을 염두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송파을 역시 바른정당 출신 박종진 전 앵커와 국민의당 출신 후보의 대결로 좁혀지고 있다. 현재 예비후보를 접수한 4명의 후보중 박 전 앵커를 제외한 3명 모두 국민의당 출신이다.
이력·인지도 등을 기준으로 판단할 때 박 전 앵커의 공천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의 세 대결 양상으로 번질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창당한 지 얼마되지 않아 불리한데 공천심사도 다른 당보다 늦게 시작해 걱정이 크다”며 “공천과정에서 잡음까지 부각되면 또다른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