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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615명으로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서울 지역 신규 확진자수도 633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방역당국은 지난 7일부터 8일 연속 신규 확진자수가 1000명대를 넘어서자 12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집단감염 관련 14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수는 14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4000여명이 다녀간 코엑스 유아박람회에서도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행사가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삼성동 인근에서 확진이 잇따르는 가운데 코엑스는 14일부터 나흘 동안 B홀에서 ‘2021 서울커피엑스포’를 개최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해당했던 작년에는 개최 한 달 전 행사를 취소했지만, 새로운 거리두기 최고단계에 해당하는 ‘4단계’인 올해는 전국에서 사람이 모여드는 대규모 박람회 개최를 강행한 것이다.
특히 커피 관련 기업 100여개사가 참여하는 터라 ‘시음’도 현장에서 이뤄져 감염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불안감이 높아지자 참가 업체 상당수는 막대한 비용 손해를 감수하고 불참을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커피엑스포 사무국은 행사 개최 한 달여를 앞둔 3월 6일 취소를 결정했다. 취소일로부터 일주일 전인 작년 2월 28일~3월 5일 동안 전국 일평균 확진자수는 595명(서울 6명)이었다. 그러나 지난 일주일 동안 전국 일평균 확진자수는 1250명(서울 496명)으로 예년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와 1년 반이 지난 지금 단순 수치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그때보다 심각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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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4차 대유행에도 코엑스 측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라 안전하게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이번 수도권 4단계 지침에서 전시회·박람회는 시설면적 6㎡당 1명으로 제한하고 사전예약제를 운영하도록 권고했다. 또 이용자간 2m(최소 1m) 거리를 두라고 했다.
코엑스 관계자는 “작년에 전시회를 개최하려고 했던 당시에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라서 전시 관련 세부적인 지침이 없어 혼란스러웠다”며 “올해는 정부의 방침이 있어 그에 따라 안전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람회는 기업의 필수 경영활동의 일환”이라며 “수개월 동안 전시회 참가를 준비한 기업의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지자체는 전시회 개최가 정부의 방역지침에 어긋나지 않아 행사 취소 등 조치를 취할 수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지침상 거리두기 4단계 때 전시장의 인원을 제한해 개최가 가능하다”며 “(지자체 측에서) 집합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폭증하는 시기에 사람이 많이 모여드는 코엑스에서 커피박람회를 강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내리는 순간 공기를 통해 감염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며 “화장품 테스트도 못하는 시기에 대규모 행사는 절대 개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