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김포 구제역 발생 인근 돼지농가서 다시 바이러스 검출(종합)

김형욱 기자I 2018.04.02 18:49:31

첫 발생 농가 방문 차량 통해 감염 추정
4500두 살처분…이번주 확산 방지 고비

지난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직원들이 경기 김포 구제역 발생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달 27일 A형 구제역이 발생했던 경기도 김포시 돼지 농가에서 12.7㎞ 떨어진 또 다른 돼지 농가에서 구제역 바이러스 항원이 검출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 발생 이후 이 지역 축산농가에 대해 추가 감염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포시 하성면 한 돼지 농가에서 항원이 확인됐다고 2일 오후 밝혔다. 농식품부는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해당 농장의 돼지 3000여두와 농장주 가족이 소유한 김포시 월곶면 제2농장 1500여두를 예방 살처분하고 이 바이러스의 혈청형 확인을 위해 검역본부에서 정밀검사에 돌입했다. 원래 인근 3㎞ 농가까지 살처분하지만 인근 3㎞엔 돼지 농가가 없었다.

구제역은 소, 돼지 등 우제류(발굽이 있는 포유류) 가축에 빠르게 퍼지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국내에서는 A형 구제역 소나 0형 구제역 돼지는 대부분 백신을 접종해 전염되지 않지만 이번엔 국내에서 처음으로 돼지에 A형 구제역에 걸려 당국은 비상이다. 정부는 첫 구제역이 확인된 지난달 27일 이후 이곳 인근 3㎞ 농장의 돼지 3500두를 살처분하고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는 동시에 인근 지역에 대한 역학조사를 했다.

이 결과 돼지 농장 1곳과 소 농장 2곳에서 구제역 감염항체(NSP)가 발견돼 다시 정밀검사한 결과 돼지 농장 한 곳에서 구제역 항원이 검출됐다. NSP란 구제역 바이러스의 흔적이다. 감염됐다는 건 아니지만 바이러스가 적어도 이곳을 스쳐지나간 적이 있다는 걸 뜻한다.

첫 구제역 농가에서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7일 첫 구제역 발생 역학조사 때 첫 발생 농가를 들렀던 분뇨 차량이 이곳에도 들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가축 전염 경로를 조사하고자 축산 농가 관련 전 차량에 GPS를 설치해 유사시 위치를 추적하고 있다. NSP가 발견한 두 소 농가도 마찬가지로 ‘역학관련 농가’였다. 소는 A형 백신을 맞기 때문에 똑같이 바이러스에 노출됐으나 감염되진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추정이 맞는다면 타 지역 구제역 확산 가능성은 오히려 적다. 경로 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이곳을 포함한 35곳의 역학관계 농장을 조사했으나 이곳 외엔 NSP도 검출되지 않았다. 항원이 검출된 돼지도 통상적인 구제역 증상, 수포(물집)가 생기는 등의 임상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바이러스 양이 극히 미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종 정밀검사 결과는 평소보다 늦게 나올 전망이다. 통상 수포에서 바이러스를 채취하는데 수포가 형성되지 않은 탓에 콧물이나 타액에서 소량의 바이러스를 추출해 다시 증폭시켜 검사해야 한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2일 오후 브리핑에서 “첫 발생 농장과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며 “바이러스가 워낙 미량으로 검출되다 보니 바이러스를 분리, 증폭해서 혈청형 검사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첫 구제역 발생 직후 경기도 김포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400만 돼지에 대한 A형 구제역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1~2주가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전국 축가 이동중지 명령을 2일에서 오는 9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의 돼지 사육 농가 주변에서 용인축산농협 방역차가 구제역 예방을 위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