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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신음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뿌리산업이다. 지방 중소업체들이 대부분인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6개 핵심 뿌리기술을 기반으로 조선과 철강, 자동차 등 업계에 부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뿌리산업 현장에서 근무하는 숙련공들은 대다수가 50~60대다. 경인주물공단의 경우 근로자 평균 연령이 60대 중반인 업체도 허다하다. 신규 인력이 필요해 채용 공고를 내도 지원하는 이들은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다.
현장 인력이 대부분 고령자다보니 생산성은 떨어지고 안전사고 우려만 큰 상황이다. 한 금형업체 대표는 “60살 이상 숙련공 급여를 300만원 이상으로 맞춰주는데, 그래도 힘들다며 잔업을 거의 안 한다”며 “젊은 인력이 와야 기술 전수도 하고 사업을 잇는데, 갈수록 생산성은 떨어지고 고정비만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뿌리산업에 종사하는 40대 이상 근로자 비율은 2013년 53.2%에서 2018년 59.8%로 늘었다. 반대로 20대 근로자 비율은 14.3%에서 11.2%로 줄었다. 일반 제조업 인력 부족률이 2.2%인 데에 비해 뿌리산업은 3.7%로 업종 최고 수준이다. 장기간 축적한 생산기술이 핵심 경쟁력인 뿌리산업에 젊은 인력 유입이 끊긴다는 것은 곧 ‘기술 단절’을 의미한다.
중소기업 고령화는 비단 뿌리산업에 국한된 상황은 아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2018년 말 중소기업 인력 구조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직원 비중은 2011년 12.8%에서 2017년 8.2%로 감소했다. 30대 직원도 같은 기간 30.7%에서 25.5%로 줄었다. 반면 50대 직원은 17.9%에서 24%로 늘었고, 60대 직원은 3.5%에서 5.1%로 증가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자금이나 생산성 모든 부분에서 여력이 약한 중소기업에게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고령화 현상은 재앙과도 같을 것”이라며 “현장 인력 고령화 문제를 포함해 고용절벽 문제를 풀 수 있는 정부의 장기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