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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준금리, 30년 만에 0.5% 벽 넘는다…우에다 입에 관심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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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경 기자I 2025.12.16 16:22:15

19일 회의서 0.75%로 금리인상 기정사실화
우에다 총재 매파적 신호 내놓을 가능성
엔화 약세·국채금리 상승에 대응 차원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일본은행(BOJ)이 오는 19일 기준금리를 30년 만에 최고 수준인 0.75%로 인상할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쏠리고 있다. 엔화 약세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질 경우 긴축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왑(OIS) 시장은 일본은행이 이달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10월 말과 비교해 약 두 배 높아진 수치다.

일본 엔화(사진=로이터)
일본은행이 실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1995년 이후 30년 만에 일본의 기준금리는 0.5%의 벽을 넘어 최고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물가가 목표치인 2%를 장기간 상회하는 가운데 엔화 약세까지 겹치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를 비롯한 정책위원들이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해 임금의 견조한 상승세가 확인되면서 금리 인상 결정에 힘이 실렸다. 전날 일본은행은 노동력 부족 심화로 내년에도 기업들의 대폭적인 임금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미국의 고관세로 인한 수익 하방 압력 속에서도 기업들이 적극적인 임금 인상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 확인되면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일본 정부도 금리 인상에 공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경제에 대한 정부와 일본은행의 인식에는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구상을 두고 “어리석다”고 비판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제 생활비 부담 심화에 따른 여당 지지율 약화 가능성을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관심은 우에다 총재가 금리 결정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 어떤 신호를 내놓을지에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우에다 총재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예정이지만, 인상 속도는 각 차례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며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은행 정책위원들은 정책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일본은행은 중립금리를 1%~2.5% 범위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가들은 우에다 총재가 엔화 약세 재점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막기 위해 일정 수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신호를 내놓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엔화 약세는 수출 기업의 이익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지만, 소매업체들이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도록 압박해 실질임금 하락에 시달리는 가계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물가 변동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올해 1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장기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도 매파적 신호의 필요성을 더한다. 이달 초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는 1.92%까지 오르며 1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는 사상 최고치인 3.44%까지 올랐다. 이는 일본 재정 상황 악화 우려와 함께 일본은행의 긴축 속도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높은 국채 금리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공공부채 비율을 지닌 일본 정부의 이자 부담을 크게 늘리고, 생활비 부담 완화와 동시에 중국의 군사적 공세 강화에 대응한 국방비 증액을 추진하는 데 있어 재정 운용의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BNP파리바의 일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고노 류타로는 “다카이치 내각의 저금리 선호를 고려할 때 금리 인상 속도는 대략 6개월에 한 차례 수준으로 제한될 것”이라면서도 “환율 움직임에 따라 일본은행이 긴축 속도를 앞당길 수밖에 없는 위험도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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