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재난당국, 구호단체 등의 집계에 따르면 양 국가에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기준 총 1만6035명이다. 튀르키예에서 1만2873명, 시리아에서 각각 3162명이다. 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는 현재 1900명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어서 실제 피해는 더 심각할 가능성이 크다.
잔해 속에 파묻힌 사망자가 쏟아지면서 가장 큰 피해 지역 중 하나인 튀르키예 하타이 주의 한 병원 건물 바깥에선 수십 구의 시신이 땅에 줄지어 배치돼 있는 참혹한 광경도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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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팅엄트렌트대의 자연재해 전문가인 스티븐 고드비 박사는 “24시간 이내 생존율은 74%에 이르지만 72시간이 지난 뒤에는 22%로 뚝 떨어진다”며 “닷새째 생존율은 6%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의 사망자 총 규모가 2만여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0만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14%라고 새 추정치를 발표했다. USGS는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의 경제적 손실도 상향 조정했다. 재난 당일 기준 총 피해액은 튀르키예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추산됐지만, 현재는 6%까지 올라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2022년 튀르키예의 명목 GDP는 약 8530억달러(약 1077조원)로, 500억달러(약 63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2차 재난 위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지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생존에 필요한 물과 식량, 연료 등을 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피해지역에서는 겨울 폭풍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도로와 교량은 지진으로 파손돼 교통과 통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중동지부는 난방기구와 텐트, 식음료 등 생필품은 물론 시신을 수습할 가방도 부족한 상태라며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로버트 홀든 WHO 지진 대응 관리자는 “현재 지진 피해지역에 물, 연료, 전력, 통신 공급이 중단된 상태”라며 “수색·구조작업과 같은 속도로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2차 재난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