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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가 급격히 오른 배경은 그간의 상승분이 한꺼번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표준화 실손보험 중에서 2013년 1월 전까지 판매된 상품의 경우 갱신 주기가 3년이나 5년이다. 보험료가 매년 오르는 방식이 아니라 3년이나 5년마다 한꺼번에 인상되는 방식이다.
표준화 실손 보험은 최근 5년간 네 차례 보험료 인상이 이뤄졌다. 2020년과 2019년에 각각 9%대와 8%대 보험료가 올랐다. 2017년에도 회사별 차이는 있지만 최고 20% 수준으로 인상됐다. 올해는 약 10% 올랐다. 5년간 전체 연 평균보험료 인상분을 10%로 두고, 네 차례 보험료를 인상했다고 가정하면 누적 인상률은 약 46%가 된다.
지난 2009년 9월 전까지 판매된 구(舊) 실손보험의 인상 폭은 더 크다. 구 실손보험의 경우 2017과 2019년에 각각 10%씩, 지난해에는 9.9% 올랐다, 올해는 15∼19% 수준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5년 만에 보험료가 인상되는 가입자는 적어도 50% 이상의 보험료 인상을 통보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령 남성의 경우 인상 수준은 최대 2배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물론 2017년 이후 판매된 ‘착한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소폭 하락한다. 하지만 실손보험 가입자 중 80%가 구 실손보험과 표준화 실손보험 가입자인 것을 감안하면 보험료 인상 통보를 받는 사람이 훨씬 많게 된다. 실손보험 가입자 10명중 8명은 보험료 인상 폭탄을 맞게 되는 셈이다.
소비자들의 부담은 한층 커졌다. 보험료 인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가입자들이 오는 7월 출시되는 4세대 보험으로 갈아타는 방안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진료 청구가 없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다만, 비급여 진료가 많으면 보험료가 최대 4배까지 할증되고, 자기부담금 비중도 20%(급여)·30%(비급여)로 높아진다는 건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