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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명품 쇼핑거리 비버리힐즈에서 70여개 상점 및 호텔은 이날 문을 닫았다 .비버리힐즈 경찰은 선거 다음날까지 명품매장이 줄지어 있는 쇼핑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를 봉쇄할 방침이다. 또 사설 보안업체와 공조해 주말까지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카고의 유명 쇼핑가 매그니피션트 마일의 상점들도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월마트는 지난주부터 매장에서 모든 총기 및 탄약 판매를 중단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결과에 불만을 품은 시위대가 거리로 나서 폭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미 대선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유권자들이 분열돼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조기 승리를 선언하거나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어 긴장감이 한껏 고조된 상태다. WP는 “보안업체들은 시위와 폭동을 걱정하는 사업주들로부터 24시간 전화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선거 이전부터 미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간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 폭력사태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전날 미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선 반(反)트럼프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깃발을 불태웠고, 차량 유세중이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바이든 지지 유권자들에게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총격을 가했다.
지난달 31일엔 캔자스주 노스토피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남성이 자신의 잔디밭에 설치돼 있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 팻말을 훔쳤다는 이유로 다른 남성 세 명에게 총을 발사했다. 피해자 1명은 중상을 입었으며, 다른 2명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USA투데이는 “세계 최고 강대국 미국이 역대 가장 치열하면서도 지저분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며 “결과를 떠나 남북 전쟁에 이어 제2의 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자정 뉴햄프셔주 산골마을 딕스빌 노치 등을 시작으로 미 대선 투표가 시작됐다. 종료까지는 총 25시간이 소요되며 4일 오전 1시 알래스카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첫 스타트를 끊은 뉴햄프셔주 딕스빌 노치와 밀스필드 2곳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6표를 얻어 10표의 바이든 후보에게 6표 차이로 승리했다. 뉴햄프셔주는 주민 100명 미만의 지자체는 자정에 투표를 시작해 결과를 곧바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른 미 전역의 현장 투표는 이날 오전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폭동 발생 가능성이 대두되며 각 주정부는 방위군 투입을 준비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현재 10개 주정부가 방위군의 비상 활동을 승인했다. 메사추세츠와 텍사스는 각각 주방위군 1000명을 폭동이나 시위가 예상되는 곳에 배치했다. 뉴저지와 위스콘신은 투표소에 육군 수백명을 투입했으며, 현장에 배치된 군인들은 유권자들이 놀라지 않도록 사복을 장착했다. 다른 14개 주정부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미 백악관 주변에는 전날 오후 6시부터 오는 8일 오전 6시까지 방범 울타리가 설치된다. 이 기간 동안 백악관 주변에선 총기 소지도 금지된다. 워싱턴DC는 또 250명의 주 방위군도 배치했다. 앞서 수많은 활동가들이 워싱턴DC에서 시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메이슨대학의 잭 골드스톤 사회학 교수는 뉴욕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더라도 미국의 사회적 불평등과 분열이 심화되면 폭력은 계속 벌어질 것”이라며 “누가 이겨도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