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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계곡’ 빠진 기후테크…기술 다음엔 누가 돈 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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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I 2026.09.21 18: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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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투자 지도] ②
PoC 넘어도 수백억 필요…상용화 자금 공백
"공공·민간 자본 잇는 전주기 지원체계 필요"

이 기사는 2026년09월21일 16시33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국내 에너지·기후테크 기업들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려면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견딜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유망 스타트업들이 연구개발(R&D)과 기술검증(PoC) 단계를 넘어 상용화로 접어들 때 자금 조달의 장벽을 넘지 못한 사례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부문도 나서서 지원 공백을 메우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투자자 연계도 필요하지만, 향후 초기 단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과 PoC를 거쳐 상용화까지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춘 전주기적인 지원 체계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기후테크 분야 스타트업들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수록 대규모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영국연구혁신기구(UKRI) 산하 이노베이트 UK는 기후테크 기업이 처음 상업 규모 설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자금 공백이 발생한다고 봤다. 벤처캐피털(VC)이 집행할 수 있는 투자 규모를 넘어서는 경우가 적잖이 때문이다. 예컨대 제조시설을 구축하려면 통상 2500만파운드(약 461억원)에서 1억파운드(약 1844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또 상업용 설비를 처음 구축하는 경우 아직까지 기술이나 사업화에 위험이 있다는 판단 탓에 전통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까다롭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에너지·기후테크 분야 스타트업들은 재무적 투자자(FI)에 더해 다양한 자본 조달 구조를 활용하고자 한다. 정책금융, 전략적 투자자(SI),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프라 자금 등이 그 예다.

하드웨어나 인프라 시설을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기후테크 기업이 직면한 상황은 더 힘든 모양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야 하고 투자금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특성이 있어서다. 이런 탓에 투자자들도 기술 자체보다 실제 현금 흐름을 확인한 뒤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내 VC 한 관계자는 "PoC까지 갔다고 바로 후속 투자가 이뤄지는 게 아니다"며 "실제 매출이 발생하며 고객이 있는지, 꾸준히 수주가 이뤄지는지, 프로젝트를 완수할 자금과 역량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지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에서도 에너지·기후테크 스타트업은 늘고 있다. 다만 이들이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하거나 스케일업 단계까지 끌고 가는 투자 생태계는 아직까지 무르익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너지 산업은 대규모 실증 인프라와 인허가, 전력망 등 공공 영역과 맞닿아 있다. 민간 자본만으로 상용화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뜻이다.

데스밸리도 문제다. R&D와 실증을 마친 기업들은 첫 프로젝트나 양산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한다. 이때 국내 기업이 직면한 현실도 글로벌 기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직 안정적인 매출과 현금흐름을 보유하지 못한 탓에 민간 투자자와 전통 금융권의 도움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 공공부문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은 초기 기술 개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실증과 사업화, 후속투자까지 잇는 지원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일례로 한전은 지난 4월 'KEPCO 에너지 스타트업'의 올해 참여기업을 모집했다. 창업 7년 이내 에너지 신산업 기업에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액셀러레이터 투자, IR·데모데이 등도 연계했다. 에기평 역시 올해 초 '초격차 스타트업 프로젝트(DIPS)'를 통해 기후가치 평가와 연계 컨설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수많은 에너지 분야 초기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넘지 못하고 사라졌다"며 "투자 유치나 최초 판로 개척을 하지 못하는 등 다양한 이유가 원인이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공공 기관들이 국내 VC나 투자기관과 협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에너지·기후테크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초기 기업을 성장단계까지 끌고 갈 수 있는 견인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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