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자율주행택시 사회적 협의체를 둘러싸고 렌터카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겉으로는 렌터카업계의 협의체 참여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지만, 본질은 자율주행 시대 여객운송 제도를 기존 택시면허 체계로 설계할 것인지 아니면 택시·렌터카·플랫폼·자율주행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새 제도 틀을 만들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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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명칭부터 자율주행택시로 돼 있어 렌터카연합회는 현재 옵저버 형태로 협의체에 배석하고 있다”며 “발언 기회는 있지만 의결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식 구성원이 돼 공식적으로 입장을 전달하고 싶어 이번에 투표를 붙였는데 부결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택시 사회적 협의체는 국토부 주도로 지난 1월 출범했다. 법인·개인택시 단체와 택시노조 등 택시 관련 단체 4곳을 포함해 카카오모빌리티, 우버, 자율주행산업협회, 교통안전공단 등 총 12개 단체 및 개인으로 구성됐다.
연합회는 협의체 구성이 구조적으로 택시업계에 기울어 있다고 본다. 렌터카연합회 측은 “누가 찬성하고 반대했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개인택시연합회, 법인택시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등 12개 중 4개 단체가 택시 관련 단체라 기울어진 운동장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렌터카업계가 협의체 정식 참여를 요구하는 이유는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변화가 택시업계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완전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이용자는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고, 차량은 운전자 없이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이 서비스가 기존 제도상 택시인지, 렌터카인지, 카셰어링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정책 논의가 택시업계 중심으로 이뤄질 경우 렌터카·카셰어링 등 다른 모빌리티 사업자가 제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모빌리티 업계는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쏘카는 최근 자율주행법인 에이펙스 모빌리티를 설립하고 레벨2(L2) 카셰어링 고도화에서 레벨4(L4) 라이드헤일링 등 완전 자율주행 기반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갈등의 또 다른 핵심은 비용이다. 택시업계가 자율주행차 운행도 기존 택시면허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 로보택시 사업자는 자율주행차 도입비와 관제센터, 충전·정비 인프라 투자에 앞서 면허 확보 비용부터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협의체 내 택시업계 기류는 면허를 구매해서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택시기사 일자리와 면허 가치가 흔들릴 수밖에 없어 택시업계 내부 우려도 작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국 택시 면허를 약 24만개, 평균 면허 가격을 1억원으로만 잡아도 최소 24조원 안팎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허값 24조원은 자율주행 기술에 선도적인 테슬라의 2025년 R&D 비용 64억1100만달러, 한화 약 9조원대의 2배를 훌쩍 넘는 규모”라며 “테슬라가 AI·자율주행 등 기술 개발에 쓰는 수년치 연구개발비에 맞먹는 돈을 한국에서는 면허 확보에 먼저 써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자율주행차량 구매 또는 개조, 센서·컴퓨팅 장비, 원격 관제, 보험, 충전·정비 인프라 비용은 별도로 들어간다. 면허 비용까지 떠안는 구조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하고도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렌터카업계는 자신들도 자율주행 산업의 당사자라고 강조한다. 렌터카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업계는 전국 1200여개 업체, 2만여명 종사자가 있으며 전체 차량의 약 5%를 점유하고 10조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렌터카연합회 측은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장이 열리면 렌터카가 약 130만대 규모로 파악되는 만큼 택시만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렌터카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렌터카업계는 이번 사안이 ‘제2의 타다 사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과거 렌터카 기반 호출 서비스였던 타다가 택시업계 반발과 법 개정으로 좌초된 것처럼 자율주행차 시장에서도 기존 면허 체계가 신산업 진입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국토부에 △자율주행택시 사회적 협의체 재구성 △렌터카연합회의 참여 보장 △특정 면허 소지자 중심의 자율주행 운송 시장 독점 논의 중단 △렌터카·택시·플랫폼·자율주행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미래 모빌리티 협의체 전환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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