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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금융보안원이 최근 내놓은 ‘전자금융과 금융보안 제12호’를 보면 싱가포르 통화청(MAS;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회사 간 실시간 총액결제 시스템(RTGS)2)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Project Ubin)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현재 운영 중인 싱가포르의 실시간 총액결제 시스템인 MEPS(한국은행의 지급결제시스템에 해당)를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2016년 사업을 시작해 실시간 총액결제 시스템의 기본 기능을 블록체인 상에서 구현 가능한지 확인하는 1단계를 완료했고, 지난해 11월부터 실시간 총액결제를 위한 추가 기능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2단계가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앞서 캐나다 중앙은행이 추진한 프로젝트(Project Jasper)에서 영감을 받아 추진됐다. 캐나다 사업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캐나다 은행간 지급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대표적인 금융권의 블록체인 컨소시엄(R3)과 R3에 참여 중인 주요 은행들이 함께 진행했다.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이를 이용해 송금을 주고 받는 개념이다.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통화로 송금 주고 받아
싱가포르 프로젝트는 여기서 착안해 통화청이 실물화폐인 싱가포르달러를 디지털 통화로 발행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블록체인은 이더리움(Ethereum)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되었으며 은행과 통화청이 노드로 참여한다. 각 노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싱가포르의 실시간 총액결제 시스템인 MEPS+와 연결된다. 향후에는 MEPS+ 연결 없이 바로 블록체인 상에서 거래가 체결되도록 할 계획이다.
은행이 가진 싱가포르달러를 저장하는 보관계좌(CAS 계좌)에 있던 예치금을 전송을 위한 계좌(RTGS 계좌)로 옮긴 다음, 이를 다시 전자형태의 암호화폐로 전송하는 전자지갑 계좌(DR 계좌)로 옮겨지는 방식으로 송금이 진행된다. 현재는 완전한 탈중앙화가 이뤄지지 않아 통화청이 예금증서를 발행해 보증하는데, 이게 없으면 유동성 위험요소를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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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통화청은 2단계를 통해 결제유동성 절약기능(LSM; Liquidity Saving Mechanism)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LSM은 실시간 총액결제 시스템에서 지급요청을 처리 할 때, 결제계좌의 잔액이 부족한 경우 지급요청을 대기 큐(queue)에 추가하여 결제계좌 잔액이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처리하거나, 상계(netting)를 통해 처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또 기능 적용 시 거래내역, 거래당사자의 신원 등 개인정보의 기밀성이 보장되는지도 검증했다.
현재 진행 중인 2단계를 마치고 나면 다음 단계인 3단계로는 실시간 총액결제 시스템과 증권 시스템과의 상호연동을 통한 증권대금동시결제 시스템을 구축 및 실험하고, 이후에는 외환 동시결제, 정책 및 법규와의 관련성 등 다양한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금융보안원은 지금까지 진행된 사항을 통해 △금융사의 참여 정도 등 ‘탈중앙화 수준’을 비롯해 △노드(참여자)에 대한 관리 △감독, 거버넌스 등 특정 기능에 집중하는 ‘중앙기관의 역할 재정의’ 등을 시사점으로 꼽았다. 또 시스템 운영에 있어 네트워크 장애 등에 대비해 △복원 시점 지정 △효과적인 백업방식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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