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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외국인은 국내 대표 기업이자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 748억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또한, 향후 정부의 정책 추진력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밸류업 관련주들 대거 팔았다. 신한지주(055550)(-652억원)와 하나금융지주(086790)(-478억원) KB금융(105560)(-471억원) 등은 이날 외국인 순매도 순위 각각 2위, 3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밸류업 지수에 대한 경계감이 유입되며 금융업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가장 많이 보유한 삼성전자를 대거 팔아치웠다는 것은 국내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간 정부는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밸류업 계획을 순차적으로 준비한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함께 11월, 관계기관과 민간 자금이 모여 2000억원 규모의 ‘기업 밸류업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같은 달 상장지수펀드(ETF) 등 총 5110억원 규모의 금융상품을 만들면서 밸류업에 불을 지폈다.
심지어 윤 대통령은 새해 첫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야 한다며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날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밸류업의 불씨를 스스로 꺼뜨렸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비상계엄이라는 돌발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외국인의 한국 증시 회피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앞으로 탄핵 정국에 들어서는 등 당분간 정세가 혼란해지면서 원화 약세 기조가 지속하고, 경계감에 해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6개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이 중장기적으로 흐르면 국가신용등급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기에 코스피가 약세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며 “한국주식을 보는 해외 투자자의 시각도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당분간은 음식료·통신 등 방어적 특성을 보유한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