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대량 접종에 나선 국가로, 작년 12월 초에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백신을 가장 일찍 긴급사용 승인을 했다. 전날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승인하기도 했다.
이들 두 백신 모두 1인당 두 차례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영국 정부는 애초 1차 접종 이후 3~4주 후에 2차 접종을 맞도록 했지만 이날 2차 접종을 첫 접종 이후 12주까지 늦추기로 했다.
실제 영국에서는 이날까지 총 260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7만5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4일 하루에만 5만8784명이라는 역대 최대 신규 확진자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영국 내 병원들이 확진자를 수용할 수 있는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서둘러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에 독일 정부도 보건당국에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의 2차 접종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덴마크도 1ㆍ2차 접종 간격을 최대 6주까지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영국의료협회(BMA)는 “현재 위험에 처해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매우 불공정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접종 지침을 바꾸려면 판매 허가 변경뿐 아니라 더 많은 임상시험 자료가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도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 백신은 두 차례 접종으로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게 되는데, 임상3상 과정에서는 첫 접종 후 12일 이내에 두 번째 접종을 하도록 설계했다“며 ”만약 3주 간격으로 2차 접종을 하게 될 경우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인체를 보호할 수 있을지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국 비상상황에 대비한 과학자문그룹(SAGE)는 “이번 결정은 매우 어렵게 내려졌지만 매우 균형잡힌 결정이었다”고 평가하며 “지금은 정상적 상황이 아닌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정부 결정을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