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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홍 대표 전체 65.7%(5만1891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원유철(22.9%)· 신상진(11.2%) 후보를 여유롭게 제쳤다. 사실상 홍 전지사의 독주였다. 이번 결과는 모바일 사전투표·현장투표 결과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했다.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홍 대표는 1996년 정계에 데뷔해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1년 한나라당 당 대표에 선출되지만 ‘항명 사태’로 5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2년 경남지사에 당선됐으나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되며 중앙 무대에서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러다 지난 2월 2심 무죄 판결로 한국당 대선후보로 급부상하며 출마, 전국 24%의 지지를 얻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도 두자릿수 득표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처럼 홍 대표의 당권 장악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대선 직후 가족과 미국에 체류하며 정국 구상을 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다 돌아와 여유롭게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선 직후 그는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혁신에는 희생이 따른다”며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의 각오로 스스로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적혁신 △조직혁신 △정책혁신을 ‘3대 혁신 추진과제’로 꼽으며 “즉각 혁신위원회 구성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홍 대표 앞에 과제 산적..지지율 추락·지방선거·대여관계
그러나 홍 대표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다. 우선 대선 패배로 흐트러진 당을 정비하는 일이다. 대선에서 24%의 득표를 올렸지만 두달 만에 정당 지지율은 한 자릿수까지 추락했다. 특히 수도권 지역이나 20~30대 지지율은 5%를 밑돌면서 위기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당장 1년 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 준비도 시급하다. 지지율 하락으로 미뤄볼 때 TK(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여당에 필패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여당과의 관계설정도 중요하다. 한국당은 그동안 인사청문회·추경안 등 주요 국정현안을 빠짐없이 반대하며 “원칙없이 반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존재감있는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전략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홍 대표도 이 점을 인식하고 앞으로 ‘즐겁고 재밌게 야당하겠다’며 지금과 다른 야당으로 거듭날 것을 선언했다. 그는 “DJ·노무현 정부시절 야당을 10년 해봤다. 나만큼 야당하는 법을 잘 아는 사람이 없다”고 자신했다.
홍 대표의 자신감에도 ‘홍준표 체제’를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않다.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막말’ 등으로 추락한 이미지 탓에 중도 보수로 세를 확장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대선 직후 미국에 머물며 과거 친박세력과 SNS로 각을 세우는 등 당내 분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한편 한국당은 이번 전대에서 ‘달라질게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선거 때마다 되풀이돼 온 후보 간 진흙탕 싸움이 반복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대표 후보들은 전대 기간 홍 후보의 바른정당 합류 타진 논란과 TV 토론회 개최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