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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이날 봉하마을을 찾아 노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노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약 30분간 예방했다. 황 대표는 권 여사 예방 뒤 기자들과 만나 “노 대통령님의 통합과 나라사랑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며 “우리 사회 현안인 한미FTA(자유무역협정)와 이라크 파병 등 갈등들을 해소한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노 대통령 묘역 방명록에도 ‘대통령님의 통합과 나라사랑의 정신 깊이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민경욱 대변인에 따르면 황 대표는 권 여사에게 홍삼액을 선물로 건넸고, 권 여사도 “잘 지은 집으로 아방궁이 맞는 것 같다”고 농담으로 화답했다.
환담 내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는 후문이다.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 사저에 대해 ‘아방궁’이라고 비난을 가한 바 있다. 권 여사의 말은 이를 빗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병준 전(前)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해 7월 봉하마을을 찾아 노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긴 했지만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교육부총리를 지낸 이력이 있었다. 당시 김 위원장 행보에 대해 “노무현 정신을 따르는 인물을 왜 비대위원장으로 모시자고 했는지 정말 알고 싶다”고 당내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아침 첫 대외일정으로 서울 남대문 시장을 방문해 민생경제를 챙기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그는 “시장이 살지 못하면 민생·서민경제가 살기 어렵다”며 “그런 측면에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장을 둘러봤고 꼭 시장을 살리고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처절한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황 대표의 이런 의욕적 행보와는 달리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의원들(김진태·김순례·이종명) 징계 지연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가 나온다. 이종명 의원은 윤리위로부터 이미 제명 징계를 받았지만 의원총회에서 현역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제명이 확정된다.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2.27 전당대회 출마를 이유로 징계가 유예된 바 있다.
실제 황 대표가 상견례 차원에서 처음 참석한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 의원 징계는 안건으로도 올라가지 못했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오늘은 노 대통령님을 추모하는 일에 같이 마음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당 관계자는 “김영종 위원장이 임명 당시부터 비대위가 끝나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했던 걸로 알고 있다”며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면 주요 당직자는 교체하는 게 관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