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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웬 투안 아잉 그랩 베트남 대표는 23일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열린 이데일리 제7회 국제금융컨퍼런스(IFC)에서 그랩의 우버 동남아 사업 인수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랩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로 ‘동남아 우버’라 불린다.
응웬 대표는 “우버와 그랩의 투자금을 함께 활용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고객 서비스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버 인수에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응웬 대표는 “경쟁업체가 사라져 시장 독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소비자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한다”며 “다만 인수를 통해 지속적인 비즈니스 발전모델을 구축하고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서비스를 공급한다면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웬 대표는 베트남 스타트업의 한계로 꼽히는 △자금 조달 △현금 결제 문화 등에 대해서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응웬 대표는 “베트남은 다른 나라보다 경제 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투자 활성화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베트남은 제조업 기반은 약하지만 벤처 창업으로는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베트남 국민들이 현금결제를 선호한다는 점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베트남 진출을 꺼리는 요인 중에 하나로 꼽힌다. 이와 관련 응웬 대표는 “소비자의 익숙한 습관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그랩도 소비자들의 습관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뗐다. 이어 그는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베트남 사람들은 거리에 서서 택시를 잡았다. 하지만 이제 거리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며 “그랩은 휴대전화로 택시를 부르도록 소비자의 습관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 단계로 그랩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전자지갑의 상용화다. 응웬 대표는 “지금은 일부 고객들이 전자지갑을 사용하고 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현금 대신 전자지갑을 활용하도록 변화시켜나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가 이 같은 변화를 확신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이 있다. 응웬 대표는 “베트남 부총리가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듯 정부에서도 현금결제 비중을 줄여나가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베트남에서도 글로벌 시장과 같은 변화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FC특별취재팀 김영수 부장, 문승관 차장, 김경은·박일경·박종오·전재욱·전상희·유현욱 기자(금융부), 노진환·신태현 기자(사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