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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전 하사 명복 빌어” 시민사회계 애도
변 전 하사의 죽`음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사회계에서는 애도를 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4일 성명서를 통해 “변희수 하사의 바람은 단 하나, 트랜스젠더 군인으로 살아가는 것이었다”라며 “누구나 있는 그대로 존엄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도 역시 같은 날 “용기 있게 자신을 드러냈고, 사회에 울림을 줬던 변 전 하사의 삶을 추모한다”며 “더이상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며 슬픔을 표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전날 논평을 내고 “성소수자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살아 숨 쉬는 존재의 자리를 빼앗아 결국 죽음으로 몰아넣는 폭력이다”라며 혐오가 만연하고 있는 현 세태를 비판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이날 “뿌리 깊은 차별과 혐오에 맞서다 사망한 고 변희수 하사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며 “위원회도 이 같은 슬픔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 정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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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도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당 차원에서 변 전 하사의 추모공간을 마련하고 “성소수자에게 생존 그 자체가 투쟁이고 저항의 전부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담하다”면서 “고인의 말을 되새기며 정의당의 역할과 책임을 무겁게 안겠다”라고 강조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지부진한 평등법과 차별금지법도 죄스럽다. 정말 국회는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도 “차별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변 전 하사, 군 당국과 강제 전역 처분 놓고 1년여간 투쟁
변 전 하사는 지난 2019년 11월 휴가를 내고 외국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복귀했다. 복귀 후 여군으로 계속 복무를 희망했지만,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군 병원에서 ‘심신장애 3급’을 판정받았다. 이후 이듬해 1월 전역심사위원회에서 강제 전역이 결정됐다.
이에 변 전 하사는 지난해 1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저에게 그 기회를 달라. 모든 성소수자 군인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변 전 하사는 같은 해 2월 육군본부에 전역 결정을 재심해달라며 인사소청을 제기했으나 육군은 7월 변 전 하사의 전역취소 요청을 기각했다. 이에 그는 지난해 8월 계룡대 관할 법원인 대전지법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냈고, 다음 달 15일 첫 변론을 앞두고 있었다.
◇인권 전문가들, 강제 전역은 ‘인권침해’ 결론…정부는 ‘신중’
국제연합(UN)과 국가인권위원회는 군 당국의 변 전 하사에 대한 강제 전역처분은 ‘인권침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14일 전원위원회를 통해 육군에 “행복추구권과 직업 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한 전역 처분을 취소하고 피해자의 권리를 원상회복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에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장병을 배제하는 피해사례가 발행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라”고 강조했다.
국제연합(UN)의 인권전문가들 역시 지난해 7월 28일 우리 정부에 “변 전 하사의 전역 처분은 일할 권리와 성 정체성을 기초한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인권법 위반”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정부와 국방부는 신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문제를 기회로 해서 제도 개선을 할지 말지는 정부 내에서 좀 더 논의할 사안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국방부 역시 “변희수 전 하사의 안타까운 사망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현재 성전환자 군 복무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