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다무가 대세인데…" 면세점 고수하는 인디 브랜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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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기자I 2026.02.23 16:34:47

중저가 대중 채널 대신 면세점 입점 선택
잦은 프로모션 대신 면세점서 가격 통제
글로벌 인지도 형성 후 외국인 고객 겨냥
단기 매출 확대보다 브랜드 자산 형성 중시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국내 인디 패션·향수 브랜드들이 올리브영·무신사 등 대중 유통 채널 대신 면세점에 입점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일상소비가 가능한 대중적인 채널에서의 단기 매출 확대보다 특수한 채널 입점을 통해 브랜드 자산과 가격 기준을 지키려는 전략이다.

김해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매장 전경. (사진=신세계면세점)
23일 업계에 따르면 디자이너 브랜드 ‘김해김(KIMHEKIM)’은 삼청동·청담동 플래그십에 이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입점했다. 김해김은 2014년 론칭 후 파리패션위크 등에서 글로벌 인지도를 키워온 브랜드다. 면세점에서 글로벌 고객을 집중 겨냥하면서 성과도 냈다. 지난해 7월 신세계면세점 입점한 이후 같은해 12월까지 다달이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했다. 특히 연말 쇼핑 수요가 집중된 12월에는 매출이 전월(11월) 대비 90% 증가했다.

2022년에 론칭한 국내 니치 향수 브랜드 ‘본투스탠드아웃(BORNTOSTANDOUT)’ 역시 한남동·삼청동 플래그십 스토어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만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이탈리아 피티 프라그란체 등 해외 향수 박람회에서 인지도를 높여온 브랜드다. 이어 유럽을 중심으로 헤롯즈, 갤러리 라파예트, 셀프리지스 등 주요 럭셔리 백화점 채널을 중심으로 제한적이고 선택적인 유통 전략을 펼쳐왔다.

캠핑 유튜버 ‘리랑온에어’가 2023년에 론칭한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 ‘누크피터(NUUKFITTER)’ 역시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유일하게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입점했다. 중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캠핑·낚시·트래킹 등 아웃도어 열풍이 확산하면서, 누크피터의 콘텐츠는 중국 SNS와 영상 플랫폼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고객의 60~70%가 중국 고객인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입점한 이유다.

이같은 면세점 입점은 브랜드 정체성 유지와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올리브영·무신사 등과 같은 대중 유통채널 입점을 통해 단기적으로 매출을 확대하기보다 ‘프리미엄 이미지’와 ‘희소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인디 브랜드는 올리브영·무신사 등 중저가 유통 채널에 입점해 소비자 접점 확대를 노린다. 중저가 유통 채널의 전국 단위 매장에서 할인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함으로써 단기간에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브랜드 입장에선 소비자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는 상품’은 희소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면세점 입점은 가격 통제 목적도 있다. 자체 플래그십 스토어나 백화점·면세점에서는 프로모션 진행 시 기간과 대상, 혜택 수준을 제한적으로 운영한다. 특히 면세점은 외화기준 판매와 환율 변동을 고려해 환율, 면세 혜택, 프로모션을 결합해 가격을 책정하는 특성이 있다.

더불어 브랜드 경험의 맥락을 설계하겠다는 구상이기도 하다. 면세점은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다. 이때 브랜드 이미지 각인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의 반응을 통해 해외 진출 이전 단계에서 글로벌 브랜딩을 검증하는 테스트 베드로 기능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 입장에서 유통 채널 선택은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의 문제”라며 “브랜드 세계관과 가격 질서를 지키기 위해 전략적인 채널 입점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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