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신간 ‘보컬그룹 시인 이상과 5명의 아해들’(혜화1117)로 돌아온 조영남(76)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출간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조영남은 지난 6월 5년여 만에 대법원에서 미술품 대작 사건 관련 최종 무죄 판결을 받고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을 펴낸 바 있다.
‘보컬그룹 시인 이상과 5명의 아해들’은 시인 이상이 피카소·니체·아인슈타인·말러와 5인조 보컬그룹을 만들어 공연을 펼치는 상상력을 담아 쓴 책이다. 그룹의 리더는 이상. 유명세로 보나 세계사 기여도로 보나 활약이 뒤떨어지는 이상을 리더로 내세운 것은 조영남의 이상에 대한 각별한 애정 때문이었다.
조영남은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이상의 소설 ‘날개’를 읽은 후 ‘이상 덕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남이 보기에 어려운 시를 쓰는 작가를 안다면 폼 나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 이상을 추종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영남은 지난 2010년 이상 작품 풀이집 ‘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조영남은 이상의 시를 가사로 삼아 작곡한 노래 ‘이런 시’를 즉흥적으로 부르기도 했다. 조영남은 책속의 보컬 그룹이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며 노래를 작곡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이 쓴 이런 시는 김소월, 엘리엇이 쓴 그 어떤 연시보다 절절하다”고 얘기했다.
또 책을 집필한 육필 원고 원본도 공개했다. 현재까지 29권의 책을 출간한 조영남은 매번 직접 손으로 원고를 쓴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나이가 너무 들어서 이번책도 쓰는데 너무 힘들었다”며 “이 책이 내 마지막 책이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