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블룸버그통신은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기고문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의 합의는 국제적 긴장을 해소하기보다 단순한 무역전쟁 휴전에 머물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9차 협상을 완료하고 화상전화를 통해 이견을 좁히고 있다. 일단 미국과 중국은 지난주까지 열렸던 협상에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7일 CBS에 출연해 “모든 협상들이 점점 (합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다양한 난제들이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고 해결되고 있는데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식재산권 문제에 대해 미·중이 이견을 줄이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할 수 없지만 우리는 지식재산권 문제에서 가장 큰 진전을 봤다”고도 말했다.
중국 인민일보 역시 양측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순조로운 분위기에서 마무리됐고 새로운 진전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같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에리언 이코노미스트는 이견을 보이는 부분에서 양측이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문제나 기술이전 강요 외에도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을 주요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역시 중국에 불만을 품고 있는 지점이다.
미국이 굳이 중국과 타협을 하기보다 유럽을 끌어들여 대중 공동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에리언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이다. 실제로 실리아 말스트름 EU 집행위원은 미국과 같이 중국에 관세보복을 하지는 않겠지만, 중국의 무역 방식에 대한 미국의 분노에 동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EU는 9일 열리는 중-EU 정상회담에서 리커창 총리에 유럽 기업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중국이 더욱 공평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중국 내에서도 강경론은 커지고 있다. 이번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중국이 지식재산권이나 강제기술이전 문제 등에서 양보를 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 보수파들은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듣는 것은 ‘굴복’하는 것이라며 강경론을 펴고 있다. 무리하게 협상을 강행했다가 자칫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기반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협상 분위기는 좋았지만 아직 담판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양측은 신중하게 이견을 좁히며 합의문을 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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