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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드루킹 여죄 밝힌다…"대가성 금전거래 진술 확보"(종합2보)

신상건 기자I 2018.05.08 17:48:37

드루킹, 업무방해 혐의로만 재판 진행 중 …"혐의 인정"
드루킹 지시로 김경수 전 보좌관에게 줄 현금준비 진술 확보
"인사청탁 진행상황 파악 등 민원편의 기대해 뇌물죄 적용될 듯"
드루킹 접견조사 거부해 체포영장 신청…집행유예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9)씨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상건 김성훈 기자] 경찰이 네이버 댓글 여론 조작(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필명 ‘드루킹’ 김동원(48·구속기소)씨 일당이 인사청탁 대가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 보좌관 한모씨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 외 다른 혐의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만큼 김씨가 집행유예 처분을 받더라도 추가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신병을 확보한 후 김씨의 여죄를 밝힐 계획이다. 현재 김씨는 접견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드루킹 일당 “인사청탁 대가로 김 의원 전 보좌관에게 돈 건네”

서울지방경찰청은 8일 브리핑을 통해 김씨가 운영한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회계담당 김모(필명 파로스·49)씨와 김씨의 최측근인 김모(필명 성원·49)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루킹 김씨의 지시로 현금 500만원을 준비했으며 일본 오사카 총영사 인사청탁 진행상황 파악 등 민원 편의를 기대하며 보좌관 활동에 쓰라고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일당은 지난해 9월 25일 경기도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김 의원의 전 보좌관 한씨를 만나 금품을 전달했다. 이들은 현금 500만원이 담긴 전자담배 상자를 빨간색 파우치에 넣어 한씨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도 경찰 조사에서 “오사카 총영사 인사 진행상황 파악 등 김동원씨의 여러 민원 편의를 봐 달라는 목적으로 돈을 건넸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씨는 김씨 일당으로부터 돈을 받았을 때 김 의원에게 바로 알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김 의원이 김씨로부터 협박 메시지를 받은 직후인 지난 3월 16일 사실 여부를 물어서 김 의원에게 “금품 거래가 있었다”고 알렸다는 게 한씨의 설명이다. 한씨는 또 김씨 구속 직후인 지난 3월 26일 필명 성원 김씨를 만나서 현금 500만원을 다시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한씨는 김씨 일당으로 돈을 건네받아 청탁금지법 제8조1항(금품수수 금지조항)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김 의원 재소환 전망…추가 댓글 불법 조작 혐의도 수사중

경찰은 김씨가 공범 2명과 함께 지난 1월 17일 네이버 1건 기사 댓글 2개에 아이디 614개를 동원해 공감 횟수를 조작해 받고 있는 업무방해 혐의 외 다른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이 나온 만큼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김씨가 일당에게 한씨와 금전거래를 지시한 진술에 대한 사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김씨는 뇌물공여 혐의, 김 의원의 전 보좌관 한씨는 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지난 4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김 의원에 대한 추가 조사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김씨의 기존 네이버 댓글 여론 조작 외에 새로운 불법 조작 혐의도 포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 일당이 지난 1월 17~18일 이틀간 총 675개 기사의 댓글 약 2만개에 매크로(한꺼번에 댓글이나 추천을 자동으로 올리는 프로그램)를 실행해 210만여 회에 걸쳐 부정 클릭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은 경공모 회원 중 범행에 가담한 오모(28)씨 등 21명을 추가로 입건해 출석을 요구했다. 현재까지 입건된 피의자는 모두 30명이다.

수사에 키를 쥐고 있는 김씨가 지난달 17일과 19일 경찰의 접견조사 이후 모든 접견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 서면 답변자료를 통해 “김씨 등의 추가 혐의에 대해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김씨가 집행유예로 풀려날 경우 (필요하면) 추가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지난 2일 공범 2명과 함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을 받았다. 김씨와 공범 2명은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김씨가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모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 재판은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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