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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수액 4000억 원 시대…음저협 회장직 두고 김형석vs이시하 '격돌'[스타in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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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기자I 2025.12.09 16:21:45

추가열 뒤이을 제25대 회장 선거 16일 진행
''히트곡 메이커'' 김형석·더크로스 이시하 2파전
김형석, 인적 네트워크 통한 정부와의 협력 강조
이사 출신 이시하, 실무 경험 강점으로 내세워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어느덧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 음저협) 제25대 회장 선거를 향한 가요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김형석(왼쪽), 이시하(사진=이데일리DB)
음저협은 1964년 설립된 국내 최대 음악저작권 신탁단체다. 회원 수는 최근 6만 명을 넘어섰으며, 연간 징수액은 약 4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K팝의 글로벌 확장세가 이어지며 음저협의 영향력 또한 날로 커지고 있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새로운 저작권 징수 모델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음저협의 정책 방향을 결정할 차기 회장이 누가될지에 대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회장직은 4년 임기제다.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는 추가열 현 회장의 뒤를 이을 새 수장을 뽑는 제25대 회장 선거는 오는 16일 치러진다. 투표에는 정회원 약 900명이 참여한다.

이번 선거에는 작곡가 김형석(59)과 그룹 더크로스의 이시하(45) 두 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음저협 등록 저작물이 1400곡이 넘는 ‘히트곡 메이커’ 김형석과 ‘돈 크라이’, ‘당신을 위하여’ 등의 곡으로 인기를 끈 더크로스 이시하의 출마로 음저협 선거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또한 예년보다 한층 높아진 분위기다.

김형석 선거공보물(사진=음저협)
◇김형석 “정부와 협력 강화해 1조 원 시대 열 것”

김형석과 이시하는 언론 인터뷰와 토론회 등을 통해 활발한 여론전을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약의 큰 틀은 다르지 않다. 두 후보 모두 시스템 고도화 및 개선을 통한 징수액 확대, AI 시대에 걸맞는 가이드라인 정립, 회원 복지 확대 등을 목표로 잡고 협회 체질 개선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공약 이행을 위한 전략과 방향성에는 차이가 있다. 김형석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징수 시스템을 갖추는 이른바 ‘K-MLC’(Korean Music Licensing Collective) 출범으로 임기 내 연간 징수액 규모를 8000억 원대로 성장시키고, 향후 1조 원 시대까지 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AI 이슈와 관련해서는 학습 데이터 정보 공개 의무화 등 법제 마련을 주도하고 ‘AI 징수 규정’ 또한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아울러 복지재단을 별도로 설립해 외부 재원 확보를 통한 지속가능한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경영인 제도와 글로벌 회계 컨설팅 도입으로 경영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형석은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신임 회장 선거를 앞두고 많은 선후배 음악인들로부터 추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협회의 현 주소를 깊이 있게 들여다봤고, 그 결과 ‘밀실 정치가 이뤄지는 불투명한 조직이 되어버렸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의 발전으로 누구나 작곡·작사 활동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지만, 이에 대한 협회의 대응과 움직임은 미약하다고도 느꼈다”며 “수십 년 전 시스템에 머물러 있는 협회를 이대로 그냥 두면 후배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을 것 같아 직접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가요계 마당발’로 통하는 김형석은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자신의 강점으로 꼽는다. 그는 “공약을 순조롭게 이행하려면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그 점에 있어선 다른 후보보다 제가 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형석은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에 임명된 박진영을 거론하면서 “(박)진영이가 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 저와 통화를 하며 ‘한 점 부끄럼없이 하겠다’는 말을 했다. 제가 그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저 또한 그런 마음가짐을 갖고 회장직에 도전했다”는 언급도 했다.

이시하 선거공보물(사진=음저협)
◇이시하 “회원이 받는 저작권료를 2배로…실질적 개선 이뤄낼 것”

이시하의 경우 김형석과 달리 연간 총 징수액 향상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스트리밍 저작권료 1.5배 향상 △중국·중동·동남아·남미 저작권료 징수 확대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징수 문제 해결 등을 통해 회원들이 받는 저작권료를 기존보다 약 2배 수준으로 향상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아울러 이시하는 AI 업체에 저작권 사용료를 부과하는 모델을 도입해 회원들에게 AI 보상금 형태의 연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전임 회장이 진행하던 TV 광고를 중단해 해당 비용을 통해 회원복지금을 상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경영 혁신과 관련해서는 재무책임자(CFO)와 기술책임자(CTO)를 먼저 도입한 뒤 회원들의 신뢰가 쌓인 후 전문경영인 제도를 시행하는 이른바 ‘KOMCA 맞춤형 전문경영인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21대 음저협 이사를 지낸 바 있는 이시하는 실무 경험이 있다는 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시하는 9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4년간 협회 이사를 역임하면서 회원들의 의견이 번번이 묵살되는 경험을 하며 구조적인 문제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런 가운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저를 지지해주는 분들이 많아져 후보로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장 업무추진비 내역 및 회의록 공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회원 간 직접 소통이 가능한 정례회 마련 등 실질적인 변화를 빠르게 가져올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음저협은 올해 고위 직원이 중대 비위를 저질러 보직 해임되고, 문체부로부터 부당행위를 지적받는 등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차기 회장이 조직의 투명성과 신뢰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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