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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조엘 모키르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교수·필립 아기옹 런던정경대 경제학과 교수·피터 호위트 미국 브라운대 사회학과 교수 등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 위원회는 수상자들이 기술 진보에 따른 경제 성장이 당연한 것이 아니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가 창조적 파괴를 위한 혁신이 가능한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아기옹 교수는 수상 발표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200년 간의 지속 성장 모델의 붕괴할 위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최근 세계적으로 각국이 경제 개방 대신 보호무역·관세 등 장벽을 높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것은 성장의 장애물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커질수록 혁신자가 누릴 기회와 아이디어 교환, 기술 이전, 경쟁이 늘어나 성장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개방성 저해는 오히려 성장을 막는다”면서 “미국의 최근 보호무역 경향은 세계의 성장과 혁신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유럽 학자인 그는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긍정적 영향을 찾자면 “유럽이 이제 미·중 기술 리더십에 민감하게 대응해 진정한 단일 시장, 혁신 정책, 금융 생태계 등에서 미국과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기옹 교수는 2차 세계대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는 유럽이 미국을 어느 정도 따라잡았지만, 이후 유럽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격차가 벌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첨단 혁신을 잘 구현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이는 실질적 정책 미비와 관련이 있다”고 봤다.
그는 “다른 유럽 나라들도 스웨덴의 투자 생태계, 통합 자본 시장, 벤처 캐피탈 등을 본받아야 한다”면서 “ERC(유럽연구위원회)와 같은 연구비 지원도 필요하고, 미 국방부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식 경쟁적 산업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RC는 연구실을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전하는 과학자에게 최대 200만유로의 연구비를 제공하며 DARPA는 ‘고위험·고수익’ 연구를 장려한다.
인공지능(AI)이 창조적 파괴에 어떻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지 묻자 “AI는 창조적 파괴를 가속할 것”이라며 “AI는 생산과 아이디어 창출 모두에서 작업을 자동화해, 혁신 아이디어를 찾기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정말 큰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문제는 이 잠재력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좋은 경쟁 정책 없이는 이런 성장 잠재력이 오히려 저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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