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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54조"라며 보상규모 함구한 인수위…금융·세금지원 재탕

원다연 기자I 2022.04.28 16:55:23

인수위 "방역조치 피해규모 처음 계산…54조"
피해 정도 고려해 지원금 차등 지급 방침
구체 지원 규모는 2차 추경 과정에서 확정키로
尹 정액 지원금 공약과도 차이…소상공인 "퇴행"

[이데일리 원다연 장병호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소상공인·소기업 551만개사 중 코로나19로 손실을 입은 업체에 손실규모에 비례한 피해지원금을 지급한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지난 2020~2021년 소상공인·소기업 손실분은 54조원으로 추산됐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추경 편성 과정에서 확정한단 방침이다.

◇소상공인 손실 54조 추산…지원 규모는 추경 때 확정키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사무실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중소기업기본통계상 소상공인·소기업 약 551만개사가 2019년 대비 2020년과 2021년 입은 손실이 약 54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매출이 감소한 사업체에서 방역조치로 발생한 영업이익 감소액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다.

안 위원장은 “이런 숫자를 계산해낸 것은 처음”이라며 “정확한 손실규모 계산은 기본 중 기본인데 왜 현 정부 왜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았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추계 결과를 토대로 개별 업체의 규모, 피해 정도, 업종별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차 추경 통과 즉시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소영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은 “정확한 차등 액수는 추경 발표 때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액수와 차등 기준은 새 정부가 2차 추경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차등 지급은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과는 차이가 있다. 윤 당선인은 당초 현 정부의 방역지원금처럼 소상공인에게 600만원의 지원금을 일괄 지급하는 것을 공약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이날 인수위의 손실보상안에 대해 “재난지원금 지원 문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소상공인들의 강력한 요구로 현 정부 하에서 일괄지급으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인수위의 차등지급안은 현 정부안 보다 오히려 크게 퇴행된 것으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차등지급은 퇴행”…현금 외 채무조정·세금 납부 연장 제시

인수위가 손실 규모를 추산하고도 구체적인 보상 규모를 밝히지 않은 것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단 지적도 나왔다. 장상윤 인수위 코로나비상대응특위 정책지원단장은 이에 “(특위 내부적으로) 계산은 있지만 정책적인 판단이 남은 것”이라며 “추경을 하면서 다른 것들도 다 검토를 해야 하는 만큼 의사 결정 과정 중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손실보상 소급적용도 하지 않는단 방침이다. 장 단장은 “손실보상을 소급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관련 자료를 모두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행정 부담도 있고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확인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그렇게 하는 것보다 지금 있는 제도를 온전하게 더 보강하고 지원이 안됐다고 생각하는 걸 피해지원금이란 틀에 담아서 실질적인 소급 보상의 개념의 목적을 달성하겠단 취지로 제도가 짜였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다만 손실보상에 대한 현금 지원 외 금융·세제 지원안을 제시했다. 우선 10월까지 소상공인의 부실 채무를 조정하고 비은행권 대출 부담을 완화해주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이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받은 대출을 은행 대출로 전환해 금리 부담을 줄여주는 은행권 대환과 이차보전 지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 전용 맞춤형 특례자금도 마련하기로 했다.

세제지원안에는 세액공제 확대와 세금 납부기한 연장을 담았다. 면세농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우대 공제 한도를 5%포인트 상향하고 기존보다 공제율을 높인 선결제 세액공제를 도입한다.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감면해주는 임대인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는 2023년까지 연장한다. 소상공인이 4·7·10월 납부하는 부가가치세와 5·11월 납부하는 소득세는 납부기한을 2~3개월 연장하고, 지방소득세 납부기한도 3개월 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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