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영천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는 ‘북 스루’(Book-through) 안내 공지가 올라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도서관 임시휴관 종료시까지 차에서 내리지 않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방식을 통해 대출 서비스를 진행하겠다는 것. 도서관 관계자는 “하루 최소 30명은 북 스루를 이용한다”라고 말했다.
성동구립도서관도 지난 10일부터 북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북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이용한 김수현(33세·가명)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소독과 밀봉된 책을 받을 수 있어 안전하다고 느낀다”라며 "앞으로 계속 이용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이현식 성동구 공보담당관은 “대면서비스로 도서관을 이용했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도서관 이용자들이 집에서라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했다”라고 말했다.
손편지나 사탕을 주고 가는 이용자도 있을 정도로 북 드라이브 스루는 구민들에게 반응이 좋다는 후문이다. 미리 도서 예약을 해야 하지만 국가적 재난 상황에 북 드라이브 스루로 대여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나 봤던 드라이브 스루 이제는 공적 목적으로도 사용
드라이브 스루는 상업적 목적으로 처음 도입했다.
지난 1992년 맥도날드 해운대점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도입한 드라이브스루는 이후 편의점·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등 편리성과 신속성이 중요한 곳에서 속속 도입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앞선 북 드라이브 스루와 같이 드라이브 스루가 새로운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천 의료진은 정해진 시간 내에 신속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제안했고, 지난 2월 경북 칠곡에 있는 경북대병원을 시작으로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하는 병원은 계속 증가 중이다.
이처럼 잠재적 감염자와의 접촉을 막아주고 빠른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국제표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독일·영국·미국 등 해외에서 확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도 유지하고 따뜻한 마음도 전하고
대전 대덕구자원봉사센터에서는 지난 11~12일까지 코로나19로 힘든 대구를 돕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로 '행복 대덕, 따뜻한 마음 주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 구호 물품을 실은 차가 들어오면 트렁크에서 물품만 빼는 드라이브 스루 형식으로 캠페인을 진행한 것. 기부자는 차에서 내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기부까지 할 수 있다.
윤대진 대덕구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은 “드라이브 스루로 기부를 진행한다는 점을 독특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여기저기 홍보가 됐다”라며 “당초 1t 트럭에 물품을 보낼 예정이었는데 많이 참여해 주셔서 4.5t 트럭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이브 스루로 불안함은 줄이고 따뜻한 마음은 나눌 수 있었다”며 공적 목적을 띈 드라이브 스루의 장점에 대해 언급했다.
/스냅타임 정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