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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강훈(64·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는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되기 전 기소 시점에 맞춰 직접 작성한 2500여 자 분량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이번 검찰 수사를 “‘이명박이 목표다’는 말이 문재인 정권 초부터 들렸다”며 “가공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놓고 그에 따라 초법적인 신상털기와 짜 맞추기 수사”로 규정했다. 그는 특히 조선시대 특정 정치세력 박해를 말하는 ‘옥사’(獄事)라는 말을 사용해 “가히 무술옥사(戊戌獄事)라 할 만하다”며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기존 태도를 유지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밝힌 주요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먼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와 관련해 “보고를 받거나 지시한 일이 결단코 없다”면서도 “지휘 감독 하에 있는 직원들이 현실적인 업무상 필요에 의해 예산을 전용해 이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전 대통령이 총 7억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수수했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 2008년 4~5월 김성호(67) 당시 국정원장에게 요구해 김백준(78·구속기소)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통해 2억원을 수수했다. 이 전 대통령은 2년 후인 2010년 7~8월 같은 방법으로 원세훈(66·구속기소) 당시 국정원장에게 2억원을 받아냈다. 그는 또 원 전 원장이 지난 2011년 9~10월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김희중(49)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전달한 국정원 자금 미화 10만 달러를 수령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뇌물 수사의 전제로 입증한 ‘다스 실소유’ 부분에 대해서 “이상한 용어로 정치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정호영(69·2기) 특별검사에 처음 진술한 것처럼 “다스의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며 “다스는 30년 전에 설립되어 오늘날까지 맏형에 의해서 가족회사로 운영돼 왔다”고 해명했다. 다스 소유주는 최대주주인 큰형 이상은(85) 회장이라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창립 과정에서 자신의 조언이 있었다는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의 자술서를 의식한 듯 “다만 가족기업이기 때문에 설립에서부터 운영과정에 이르기까지 경영상의 조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다스가 가족회사라는 점과 실소유주라는 검찰 수사는 별개라는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차명으로 소유한 다스를 통해 뇌물을 받았다는 이른바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에 대해서는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처음 접했다”고 했다. 설령 다스가 삼성 측에게 소송비용을 지원받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 전 대통령은 “워싱턴의 큰 법률회사가 무료로 자문해주기로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다”면서도 “삼성에 소송비용을 대납하도록 요구했다느니, 삼성의 대납 제안을 보고 받았다느니 하는 식의 검찰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검찰에 반박했다. 특히 검찰이 다스 지원 대가로 내세운 이건희(76) 삼성전자 회장의 특별 사면에 대해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기여하도록 하자는 국민적 공감대와 각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사면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삼성전자가 (다스의 법률대리인인) ‘에이킨 검프’(Akin Gump)에 지급하는 비용인 것처럼 허위 처리하는 방법으로 2007년 11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합계 585만 709달러(당시 67억 7400만원)의 뇌물을 수수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삼성 측이 기대한 뇌물의 대가가 지난 2009년 12월 31일에 이뤄진 이 회장의 특별사면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조세포탈·국고손실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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