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판결로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 불명확한 근거로 무리한 ‘그림자 규제’에 나서는 것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여, 향후 빗썸을 비롯한 거래소 제재 선고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내주 국회에서 논의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과정에서도 시장을 고려한 제도적 논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제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9일 오후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영업 일부정지 3월 처분을 취소한다며 이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두나무가 지난해 2월 FIU로부터 받은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처분 취소 소송의 1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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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1심 재판부는 처분의 요건인 두나무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자금세탁 행위와 공중협박자금조달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두나무가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해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취한 조치인 확약서의 징구 및 모니터링 이용 조치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규제당국이 두나무가 이행해야 할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아무런 지침 등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재판부는 두나무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 거래금지의무 이행을 위해 나름의 조치를 취했다고 봤다.
또한 재판부는 두나무가 취한 조치가 사후적으로 봤을 때 의무이행을 하는데 불충분했다고 해서 두나무가 위반 행위에 대한 고의 또는 중과실로 필요한 조치를 안 한 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FIU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러한 고의 또는 중과실 요건이 충족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업 일부정지 처분은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는 통화에서 “규제가 불명확한데도 두나무가 나름 최선을 다해 의무이행을 하려고 한 것으로 확인된 판결”이라며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로 업비트 고객 유입·거래 유지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두나무가 FIU와의 과태료 소송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됐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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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주식교환이 완료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일반사업지주사로 전환한 뒤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만약 두나무가 이번에 패소했다면 법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주주 반대 여론이 커졌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승소로 이같은 리스크는 사라지게 됐다. 두나무는 9일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규제를 준수하고 건전한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빗썸을 비롯한 업계도 이번 판결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향후 유사 사안의 기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빗썸은 지난달 16일 FIU로부터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을 이유로 6개월간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받았고, 신규 고객의 가상자산 이전이 금지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빗썸은 지난달 23일 FIU를 상대로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두나무처럼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을 받은 코인원에 대한 최종 제재 수위와 과태료 규모는 오는 13일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 결정된다.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과 여당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등을 포함한 규제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소 판결로 거래소에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논의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5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항소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는 자금세탁 방지 체계를 훼손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판결에 아쉬움이 있다”며 “판결문을 받는 대로 즉각 항소하겠다”고 전했다.
황석진 교수는 “이번 선고는 불명확하고 모호한 규정으로 자의적 판단을 해 거래소 제재 조치를 하는 것에 대해 위법하다고 판결한 것”이라며 “13일 제재심을 비롯해 앞으로 당국이 거래소에 제재 처분을 할 때나 제도적 입법을 할 때 제재 정당성 논란이 없도록 대대적인 후속 정비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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