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 후폭풍…"원·달러 환율, 최악 땐 1600원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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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3.04 14:52:10

중동 분쟁 여파, 2010년 이후 최대 하루 낙폭
외국인, 하루 35억달러 순매도…코스피 15%↓
"6월말 1550원 도달 확률 36%" 추가 약세 경고
AI·반도체 수출 증가는 중기 반등 기대 요인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중동 분쟁 여파에 원화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추락한 가운데,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1주일간 원·달러 환율 추이 (단위: 달러당 원, 자료: 인베스팅닷컴)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장중 1500원 선을 돌파했다. 원화 가치 기준으로 4% 이상 급락하면서, 2010년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중동 분쟁에 대한 우려가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 압력을 가하며 ‘VaR 쇼크(Value-at-Risk Shock, 위험가치 충격)’를 촉발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VaR 쇼크란 급격한 시장 변동으로 투자자들이 내부 위험 한도를 초과하게 되면서 강제적인 자산 매도에 나서는 현상이다.

4일 환율은 소폭 안정돼 달러당 1479.65원으로 0.7% 하락(원화 가치 기준 절상)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원화 가치 하락 위험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BNY의 홍콩 전략가 위 쿤 청은 “3일 VaR 쇼크로 대규모 항복 매도와 무차별적인 위험자산 축소가 이뤄졌다”며 “최악의 경우 원화는 달러당 1570원까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브렌던 매케나 전략가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1600원까지의 이동도 가능하다는 게 우리 모델이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통화옵션 시장에서는 오는 6월 말까지 환율이 1550원에 달할 확률을 약 36%로 반영하고 있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코스피도 15% 급락

원화를 압박하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한국은 세계 8위 원유 수입국으로, 유가 상승은 무역수지 악화와 직결된다. 여기에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원화 하락에 기름을 붓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3일 하루에만 한국 주식을 35억달러(약 5조18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4일에도 오전에만 5억6200만달러(약 8322억원)를 순매도하며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피 지수는 이번 주에만 15% 이상 하락했다.

페퍼스톤 그룹의 마이클 브라운 전략가는 “취약한 경제와 자산을 향한 ‘일단 팔고 나중에 따지는’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보유 주식을 쏟아내는 가운데 코스피마저 급락하고 있어 분위기가 반전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4일 성명을 통해 “원화와 채권 금리가 경상수지 등 펀더멘털에서 과도하게 벗어나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AI·반도체 수요는 중기 반등 기대 요인

중기적으로는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따른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첨단 반도체 수출 증가가 원화 가치 회복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JP모건 프라이빗 뱅크 홍콩의 유쉬안 탕 아시아 매크로 전략 헤드는 “원화는 메모리 사이클과 연동돼 있다”며 “이는 주식시장에는 이미 반영됐지만, 외환시장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원화가 달러당 1400원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 기대도 원화에는 긍정적 요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향후 12개월간 약 5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의 한국은행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 중이다. 지난달 말 예상치인 25bp에서 두 배로 높아진 것이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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