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이재명 '이정렬의 덫'에 걸렸나, 걸려줬나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승현 기자I 2018.11.26 17:40:08

이재명 ''문준용 특혜채용'' 언급해 논란 일으켜
이 지사측 "고발장 내용 해명위해 불가피했다" 해명
"여권 분열 프레임 자극해 정면돌파 시도했다" 분석도

이재명 경기도지사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32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 참석한 후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이재명은 이정렬의 덫에 걸린 것일까, 걸려준 것일까.

형 강제 입원과 트위터 계정 ‘혜경궁김씨’의 실소유주 논란을 겪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씨를 거론해 여권에 격랑이 일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4일, 검출 출석 직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내가 올렸다고 의심받는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특혜채용 관련 글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려면, 먼저 이 의혹의 사실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문준용씨 특혜 의혹의 사실 여부가 밝혀져야 이를 언급한 ‘혜경궁김씨’의 명예훼손 혐의도 따져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은 여권, 특히 친문세력의 감정을 건드렸다. 지난 대선 기간 내내 문 대통령을 괴롭혔던 아들 취업특혜 의혹을, 다 잊혀지는가 했는데 이 지사가 다시 수면 위로 꺼내놨기 때문이다. 여당 내에서는 “역린(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군주가 노여워하는 약점 또는 노여움 자체)을 건드렸다”는 말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발언으로 이 지사가 친문세력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도 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지사가 대통령 아들 문제를 언급한 것은 반문 야당선언”이라며 “(문 대통령과의) 결별 선언이다. 탈당할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 지사는 이런 파장이 있을 것이 뻔히 예상되는 글을 왜 남긴 것일까.

우선 이 지사측의 해명은 ‘혜경궁김씨’ 사건의 원고측(궁찾사) 대리인을 맡고 있는 이정렬 변호사가 작성한 고발장의 주요 내용이 문준용씨 관련된 것이라 이에 대해 해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이데일리가 확인한 고발장에 있는 ‘혜경궁김씨’의 트윗 내용 중 문제가 있다고 적시한 39건은 모두 문준용씨와 관련된 것이었다. 이 지사측 관계자는 “원고측에서 문준용씨 관련해 문제제기를 했으니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언급한 것”이라며 “우리가 문씨 문제를 끄집어낸 게 아니고 원고측에서 끄집어냈고 우린 답을 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항변했다. 민주당과 이 지사의 완전한 결별을 원하는 측이 의도적으로 문준용씨를 매개로 이간계를 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문준용씨 문제가 상대편의 덫인 줄 뻔히 알면서 오히려 걸려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가 문준용씨를 언급함으로써 청와대와 여당에게 암묵적인 경고를 보내는 효과를 기대했다는 것이다. 현 여권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 중 하나가 분열 프레임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가 분열로 실패했다는 경험을 갖고 있어서다. 이 지사가 민주당과 결별하면 이 지사의 정치생명도 위태로워지겠지만 민주당 역시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위기 때마다 정면돌파를 통해 위기를 넘겨온 이 지사가 이번에도 같은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장은 이 지사의 선택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에서 이 지사의 거취에 대해 어떤 목소리도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오늘(26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 지사와 관련된 언론동향 보고가 있었지만 이후 회의에서 단 한명도 관련된 발언을 하지 않았다”며 “이해찬 대표가 얘기한 대로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당에서 공식적으로 어떤 판단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지사가 친문세력과 함께 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친문 성향의 한 여당 의원은 “지금은 당 지도부의 방침 때문에 아무 말하지 않고 있지만 이 지사에 대한 불만 수위가 상당히 높다”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해결하도 모자를 판에 왜 다른 일(문준용씨 건)까지 끌여들여 논란을 키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이재명 · 혜경궁 김씨 논란

- "복지부 '대면진단 없이도 강제입원' 오보에 무대응..이재명 편드나" - "대면 없이 증인심문 받겠다"는 형수 요청에 이재명 법정 밖으로 - 법원출석 이재명 "가족 정신질환 공개증명...몸이 타는 고통"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