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4차산업펀드에 이어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하는 펀드가 나왔다. 4차산업기술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핵심기술로 블록체인이 부각되면서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2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글로벌4차밸류체인(주식)(C)’ 펀드의 설정후 수익률은 1.18%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출시된 이 펀드는 최근 한달간 해외주식형펀드가 마이너스(-) 1.84%인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이 펀드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로 알려진 블록체인에 기반한 종목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펀드다. 블록체인은 분산원장 기술로도 불리는데 동일한 데이터를 수많은 공간(블록)에 보관하고 이를 하나의 연결고리(체인)로 엮어 안정하게 보관하는 방식이다. 한국투자글로벌4차밸류체인펀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성장하는 글로벌 혁신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미국의 IT 업종이 주된 투자대상으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보다 IT대표 기업들에 투자한다.
그로쓰힐자산운용도 ‘그로쓰힐뉴패러다임사모전문투자 펀드’를 내놨다. 이 펀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직접 개발하거나 관련 사업체에 투자한 기업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블록체인 컨설팅과 시스템을 만드는 IBM, 인텔이나 카카오, 삼성SDS 그리고 블록체인에 투자하고 가상화폐 리플 지분 10%를 보유한 SBI 홀딩스 등을 편입한다. 또 뉴욕증시에 상장한 ETF인 Amplify Transformational Data Sharing(코드명 BLOK)를 50% 편입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상장한 BLOK는 블록체인 관련 종목인 TSMC, 오버스톡닷컴, 디지털개러지, SBI홀딩스 등에 투자한다.
이들 펀드 모두 가상통화, 가상통화 거래소, 채굴기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4차산업 관련 펀드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펀드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차산업관련 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만큼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어서다. 올 들어 ‘하이중국4차산업목표전환 3[주혼]A’ 펀드에 2013억원이 몰렸고 ‘한국투자한국의제4차산업혁명자 1(주식)(C)’와 ‘미래에셋글로벌그로스자 1(주식)종류F’로는 각각 1964억원, 1071억원이 유입됐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초기단계다 보니 실생활과 산업에 상용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ETF 등 금융상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블록체인에 특화된 기업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IT 업종 ETF와 금융 업종 ETF를 섞어 놓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블록체인 산업이 성장하고 관련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기존 IT, 금융 ETF와 다른 블록체인 ETF만의 특징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