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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5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30일 이른 오전(한국시간 기준) 장중 한때 배럴당 23.0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17년4개월여 전인 지난 2002년 11월 15일 당시 23.47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은 이날 장중 배럴당 19.92달러에 거래됐다. 심리적 저항선인 20달러선이 무너진 것이다.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올해 1월 2일 각각 66.25달러, 61.18달러를 기록했다. 3개월여 만에 40달러 넘게 폭락해 3분의1로 쪼그라들었다. 이른바 ‘역(逆)오일쇼크’다.
최근 유가가 폭락한 건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이다. 전세계 주요국들의 잇단 봉쇄 정책에 생산과 소비가 사실상 멈추면서, 원유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한 사우디와 러시아간 증산 경쟁도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개리 로스 블랙골드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조만간 WTI와 브렌트유가 10달러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저유가 장기화는 가뜩이나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셰일가스업계의 줄도산을 부를 수 있다. 셰일 채굴의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5달러인 탓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셰일가스업체의 부도 위험이 새로운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