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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분한 분위기 속 1만5천명 참석…김경수·박원순 등 참석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및 묘역에서 진행된 노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에는 60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거동이 다소 불편한 노인부터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은 엄마까지 남녀노소가 추도식에 함께했다. 추도식 전에도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날 봉하마을을 찾은 이는 주최 측 추산 1만5000명에 달했다.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정세균 국회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홍영표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당대표 및 노회찬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60여명이 넘는 의원이 추도식을 함께했다. 정부에서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추도사를 맡은 정 국회의장은 “당신의 열정, 당신의 사자후가 사무치게 그립다”며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시민의 힘으로 열어나갈 대한민국의 새로운 내일을 지켜봐 달라. 지역주의와 냉전의 벽을 허물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달라”는 정 의장의 말에 많은 추모객들이 박수를 보냈다.
이날 추도식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예비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 6.13 지방선거 예비후보들도 선거일정을 접고 고인을 기렸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 후보의 방문에 추모객들은 이름을 연호하며 악수를 요청하는 등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김 후보는 “추도식이 노무현 대통령이 꿈이 실현돼 가는 의지를 다지는 그런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탈모로 인해 머리를 밀고 나타나 관심을 모았던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1년 만에 풍성한 머리숱을 과시,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먼저 머리가 다시 났다”며 “혹시라도 약간은 울적해 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다시 올린다”고 농담을 건네며 추도식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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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따뜻한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이날 추도식을 관통한 것은 ‘한반도 평화’였다. 이날 추도식은 ‘평화가 온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추도식 특별영상에서는 2008년 군사분계선을 넘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과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던 故(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역사가 이렇게 전진하고 발전한다. 이제 금강산이 곧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기차타고 평양으로 해서 단둥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그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해 많은 조문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건호씨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잊지 않았다. 그는 “한반도 평화정국은 지금도 조마조마한 순간을 헤쳐 나가고 있다. 온 국민이 신중하고 결연한 의지로 북측을 설득시켜야할 시기”라며 “내년 10주기에는 부디 북의 대표도 (추도식에) 함께할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바랐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시민들 역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도 부천에서 아이와 함께 추도식에 참석한 조은화(33·여)씨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초석을 닦은 노 전 대통령의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된 것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잘 이끌어 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