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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의 헤럴드 반 데어 린데 아시아 주식전략가는 “기업들이 현금을 어디에 써야 할지 몰라 주주들에게 돌려주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의 사고방식에서 매우 큰 변화”라고 분석했다. 과거엔 공장과 설비, 연구개발(R&D) 등에 재투자했지만, 현재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투자처가 부족해 중국 기업들이 현금 활용을 고민하다 주주들에게 배당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12월과 올해 1월까지 두 달 동안 31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3400억 위안(약 67조6000억원)이상의 배당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배당 지급 기업 수는 9배 늘었으며, 총 지급액은 7.6배 증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주식의 배당 수익률이 3%로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선 앞으로도 중국 기업들의 배당 증가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기업들의 현금 배당 규모가 3조5000억 달러(약 508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며, 또다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이 주주들에게 배당을 늘린 것은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배당을 늘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중국 주식시장으로 돌리려는 의도에서다. 반 데어 린데 전략가는 “중국 정부가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국무원과 증권감독위원회는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에 작년 8월 기준 배당 계획을 발표한 중국 기업 상장사는 677개로 전년 동기(500개) 대비 35.4% 증가했다. 작년 10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000억 위안(약 59조 6000억원) 규모의 특별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해 상장사와 주요 주주들이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제이슨 슈 창립자는 “중국 정부가 배당을 늘리라고 하면 국영 기업들은 ‘얼마나 더 늘릴까요?’라고 묻는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중국 국영 기업들이 배당확대를 주도하고 있으며, 석유 등 에너지 대기업의 배당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중국 국영 석유가스기업 페트로차이나의 배당 수익률은 약 8%,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약 7.5%를 기록했다.
국영 기업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는 계획에 배당을 확대하는 추세다. JD닷컴은 작년 9월 3년간 50억 달러(약 7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승인했으며, 배당 수익률은 1.9%를 기록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으로 중국 상장사들의 배당은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아직 배당 확대 여지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와 LSEG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 비율은 52.58%로 일본(36.12%)과 한국(27.6%) 대비 높지만, 호주(89.2%), 싱가포르(78.13%)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CNBC는 “배당 수익률 상승으로 인해 중국 주식의 투자 매력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고배당주는 아시아 신흥시장 평균보다 15%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와 은행 예금 금리 하락 등으로 투자 대안이 부족한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배당주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제이슨 슈 창립자는 “배당금은 가계에 현금을 전달하고, 매력적인 수익률은 주식 시장으로 다시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것”이라며 “특히 낮은 수익률을 보이는 은행 예금을 대체할 방법을 찾는 이들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높은 배당 수익률을 제공하는 주식을 보유하면서 주식 가격이 상승하거나 다른 긍정적인 변화가 발생하기를 기다리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