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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을 내렸다. 한마디로 ‘절묘한 황금분할’이다. 당 대표는 친명을 선택했지만 최고위원은 친청이 다수였다. 대표 경선은 김민석 대표가 과반 승리를 거뒀다. 최고위원 경선은 ‘최민희·이성윤·한민수’ 팀정청래 3명이 모두 지도부에 진입했다. 전대 기간 내내 초박빙 승부를 펼쳐온 ‘친명 vs 친청’ 모두 아쉽지만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전대 과정은 처참했다. 분열의 언어가 난무한 진흙탕이었다. 역대 민주당 전대에서도 볼 수 없었던, 대단히 기괴하고 낯선 풍경이었다. 전대 이후 화합과 통합의 강조에도 거대한 후폭풍은 필연적이다. 특히 전대 과정에서 축적된 분열과 갈등은 23대 총선을 전후로 폭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민석, 선호투표로 과반 1위 vs 정청래, 득표율 40%대 정치적 자산
민주당 전대는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본인의 의중을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민석 대표는 1차 투표 과반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선호투표를 포함해 54.08%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몰표를 얻었기 때문이다. 또 송영길 후보의 지원사격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김 대표는 이재명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이어 집권여당의 수장에 오르면서 범여권 차기주자 중 가장 유리한 고지도 확보했다.
반면 45.92%의 득표력을 선보인 정청래 후보는 ‘반명(反明)프레임’의 낙인을 극복하지 못했다. 전대 기간 내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정 후보의 승리는 곧 ‘대통령 레임덕’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기대했던 호남 민심은 정 후보를 외면했다. 다만 정치적 재기를 위한 최소한의 자산은 확보했다. 뉴이재명 주도의 중도실용 노선에 맞서 개혁노선에 보다 무게를 두는 전통적 지지층의 실존을 확인한 성과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표심은 엇갈렸다. △대의원(김민석 66.69% vs 정청래 33.31%) △권리당원(김민석 55.94% vs 정청래 44.06%) △국민여론조사(정청래 50.70% vs 김민석 49.30% 별로 결과가 달랐다. 현역 의원이 포함된 대의원 투표는 김 대표의 더블스코어 압승이었다. 권리당원 투표도 김 대표가 10% 포인트 이상 승리했다. 다만 국민여론조사는 정 후보가 김 대표를 1.4%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앞섰다. 1차 투표엣 넉넉한 과반을 기대했던 김 대표로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지도부 입성…‘李최측근’ 김용, 6위 아쉬운 낙선
최고위원 경선은 친청계의 판정승이었다. 결과는 최민희 18.35%, 박선원 17.57%, 서미화 16.60%, 이성윤 16.35%, 한민수 후보 15.8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도부 입성은 ‘친청계 3명 vs 친명계 2명’으로 정리됐다. 이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김용 후보는 15.28%로 5위 진입에 실패했다. 친명계인 김영호·임미애 후보가 16일 후보직 사퇴와 더불어 ‘김용 지지’를 호소했지만 이변은 없었다.
대의원, 권리당원, 국민여론조사 표심은 당 대표 경선과 유사했다. 대의원 투표는 친명계 후보의 압도적 강세였다. 최민희 수석 최고위원은 6.64%에 불과했지만 김용 후보는 무려 4배 이상 많은 29.77%로 1위를 기록했다.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이성윤 18.49%, 최민희, 17.88%, 한민수 17.24% 등 친청계 후보 3명이 나란히 1,2,3위를 기록했다. 김용 후보와 치열한 5위 다툼을 벌였던 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의 지도부 입성을 위한 전략적 투표의 결과물이다. 결과적으로 5·6위 후보의 격차는 0.60%포인트에 불과했다.
李대통령 “민주당 하나일 때 가장 강해”…文 전 대통령 “경쟁이 당 분열시켜선 안돼”
민주당 전대는 ‘작품성 제로’였다. 동지를 향해 유독 거친 언어가 난무했다. 이대로 가면 23대 총선에서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비관도 나올 정도다. 전·현직 대통령도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은 하나일 때 가장 강했다.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대로 가면 큰일이다. 경쟁이 당을 분열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대 이후 갈등 수습을 위해 당권주자 3인방을 19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전대 기간 내내 분열과 갈등이 단기간에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김 대표는 정 후보가 아무리 이재명정부 성공과 친명을 강조해도 반명 후보라고 몰아세웠다. 정 후보 승리시에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차질이 우려스럽다는 공세도 나왔다. 정 후보는 김 대표를 향해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배신·정몽준 지지’라는 낡은 레코드를 끝없이 되풀이했다. 송 후보는 김 대표를 지원사격하면서 정 후보를 향해 ‘역적 또는 붕어 아이큐’라는 거친 표현을 쏟아냈다. 게다가 후보가 아닌 지지층의 공방은 말로 옮기기 힘들 정도로 비난 일색이었다. 감정의 앙금을 해소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진욱 신한대 특임교수는 “전대 과정은 치열했지만 갈등 해소를 위한 봉합·통합·화합의 기조 속에서 친명 vs 친청 계파갈등이 곧바로 확대되기는 어려운 구조”라면서도 “총선 국면을 전후로 정청래 전 대표의 대권도전 여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이 불거질 경우 계파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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