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롯데리아’에서 만났나?” 모두의 궁금증, 사실은

홍수현 기자I 2024.12.18 21:22:06

롯데리아...내란 사건에 등장 이번이 처음 아냐
과거 통합진보당 사건 때도 ''롯데리아''서 대화
"일부러 사람 많아 시끄러운 곳, 잡음 많은 곳 택"
매장 위치도 영향...사령부에서 30분 거리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12·3 비상계엄’ 직전 전·현직 정보사령관들이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에서 ‘비밀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왜 하필 롯데리아냐’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오후 ‘12·3 비상계엄’ 직전 전현직 정보사령관들이 계엄 직전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에서 비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경기 안산시의 한 롯데리아 매장의 모습.(사진=뉴스1)
내란 사건에서 롯데리아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통합진보당의 내란음모 사건 재판에도 롯데리아 매장이 등장한 적 있다.

2014년 1월 관련 재판을 진행하던 수원지방법원 형사합의12부 김정운 부장판사는 “조서에 나온 건 아니지만 롯데리아가 시끄럽다는 것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롯데리아에 두 번이나 갔는데 오전에도 시끄럽고, 오후에도 시끄럽네요.” 라고 말했다.

조용하던 법정 곳곳에서 ‘큭큭’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농담처럼 보였지만 사실 매우 중요한 말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제보자가 국가정보원에 제출한 녹음파일 32개를 법정에서 직접 재생·청취하고 있었다.

“롯데리아에 두 번이나 갔다”는 김 부장판사의 말은 직접 갔다 왔다는 뜻이 아니라 대화 녹음 파일을 들었다는 뜻인데 문제는 너무 시끄럽다는 점이었다. 녹음된 대화는 옆자리 사람들로 보이는 목소리에, 매장에 울려 퍼지는 최신가요, 부스럭거리는 잡음 등에 묻혀 알아듣기 힘들었다.

롯데리아뿐이 아니었다. 돈까스전문점, 설렁탕집, 카페 등 다른 장소에서 만났을 때를 녹음한 파일들도 상태가 비슷했다.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제대로 들려야 내란죄인지 단순 친목모임인지 판단할 수 있는데 재판부로서는 난감할 노릇이었다.

이씨는 일부러 사람들이 많아 시끄러운 롯데리아 같은 식당에서 관계자들을 만나 내란 음모를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2024년 롯데리아가 또다시 등장했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이 계엄 이틀 전 롯데리아에서 만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꼭 ‘롯데리아’일 필요는 없지만 패스트푸드점이라는 특성상 많은 사람이 오가고 항시 음악이 틀어져 있는 번잡한 환경이 이번에도 기밀대화에 적합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매장의 위치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만난 매장은 안산시 상록구에 있다. 정보사령부는 안산시와 인접한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한다. 두 장소는 자동차로 약 30여분 거리다. 정보사령관이 부대를 장시간 비우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령부 인근에서 회동을 했을 것이란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네란 버거’. 롯데리아는 출시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한편 정치적 이슈로 화제의 중심에 선 롯데리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에는 관련 제품을 출시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치고 있는데 그 중 챗GPT가 만들었다고 알려진 ‘네란버거’가 가장 인기다. 계란 네 개를 햄버거 안에 넣었다는 뜻에서 ‘네란’인데 ‘내란’을 연상하게 한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관련 상품 출시 계획은 당연히 없다”고 단칼에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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