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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쿠팡지부 측은 새벽 배송 탓에 쿠팡맨이 하루에 소화해야 하는 배송 물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배송 환경이 열악해졌다고 지적했다. 쿠팡지부에 따르면 2015년 1월과 비교해 2017년 12월 1인당 배송 물량은 3.7배 증가했는데, 이들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이번 달 배송 물량은 지난해 8월보다 22% 증가했다”며 “이는 통상 무더위 때문에 주문이 증가하는 한여름보다도 더 물량이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배송할 물량이 늘어나자 쿠팡맨들이 휴식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지역의 배송캠프 관리자가 지난해 3월 쿠팡맨들의 휴식시간을 조사한 결과 해당 캠프에서 휴식시간을 사용한 쿠팡맨 비율은 최대 3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은 휴식시간 없이 일했다는 의미다. 휴식시간을 사용한 이들의 평균 휴식시간도 채 1시간이 넘지 않았다.
조찬호 쿠팡지부 조직부장은 “회사는 (쿠팡맨들에게) 휴식시간도 제공하고,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쿠팡맨들은 법으로 보장된 휴식시간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변화가 생길 때마다 쿠팡은 찬사를 받아 왔지만, 쿠팡맨들은 변화에 내몰리며 희생만 당했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쿠팡지부 측은 “(쿠팡은) 일부 쿠팡맨을 계약직으로 채용해 불안 속 경쟁을 유발했고, ‘레벨 제도’라고 하는 직무급제(직무의 난이도나 책임 정도에 따라 임금에 차등을 두는 제도를 도입해 그 경쟁을 더욱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쿠팡지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정규직 고용 원칙화 △배송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새벽 배송 중단 △가구 수·물량·물량 무게·배송지 환경 등을 고려한 친노동적인 배송환경 마련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성실교섭 이행 등을 쿠팡 측에 요구했다.
앞서 지난 12일 새벽 쿠팡 소속 택배기사 김모(46)씨가 경기도 안산시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비정규직으로 쿠팡에 입사한 김씨는 최근 현장 업무에 투입돼 배송 업무를 수행해왔다.
한편 이와 관련해 쿠팡 측은 “김씨는 입사 후 트레이닝을 받는 중이어서 일반 쿠팡맨의 50% 정도 물량을 소화했다”며 “쿠팡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물량을 ‘쿠팡 플렉스(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으로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3배가량 증원해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