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타르를 방문한 틸러슨 장관은 이날 도하에서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과 미국이 카타르의 테러단체 자금 지원 중단을 보증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두 장관은 중동 국가가 미국과 테러리즘에 맞서는 협약을 맺은 것은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랍 4개국의 카타르 단교로 높아진 중동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사우디 등 관련 아랍권 4개국은 공동 성명을 통해 “충분하지 않은 조치”라면서 단교 조치를 해제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카타르 당국이 진지하게 모든 형태의 테러 관련 자금과 지원, 은닉 등과 싸우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과거 카타르 정부가 합의한 내용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거론하며 “카타르 정부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혀 논의 테이블에 앉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4개국 언론들도 틸러슨 장관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사우디 국영 일간지 아사르크 알 아삿은 “틸러슨 장관은 카타르를 선택해 12일 사우디 제다에서의 회담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논평했다. 틸러슨 장관은 12일 사우디 제다에서 카타르와 대립하고 있는 4개국 외무장관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처럼 사우디 등 4개국이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 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실종됐다고 진단했다. 여기엔 틸러슨 장관의 미미한 존재감도 영향을 끼쳤다. 사우디 등 4개국은 국무부를 건너 뛰고 외교 분야 경험이 전무한 트럼프 대통령의 실세 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