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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은 과징금 21배?…공정위 반박에 美 IT업계 재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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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26.10.23 14: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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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혁신재단(ITIF) 주장에 공정위 “대형 사건 영향”
그러자 미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재반박
“미국 기업 과징금 더 높아” 주장
무역법 301조 조사까지 언급…통상 압박 우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이 국내 기업보다 과도하다는 주장을 둘러싸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의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반박하자, 미국 IT업계 단체인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가 별도 분석을 근거로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논란이 한국의 경쟁법 집행을 둘러싼 통상 문제로 번질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미국 기업 과징금 차별 반박에 대해 재반박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양국 간 경쟁법 집행을 둘러싼 통상 갈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미국 기업 과징금 차별 반박에 대해 재반박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양국 간 경쟁법 집행을 둘러싼 통상 갈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논란은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작됐다. ITIF는 2016~2025년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 기업의 평균 과징금이 약 390억원으로 한국 기업 평균인 약 19억원의 21배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외국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 중 미국 기업의 비중이 81% 이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ITIF는 이를 근거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경쟁법 집행과 플랫폼 규제가 미국 기술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에 대응해 미국이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21일 해명자료를 내고 기업 국적에 따른 차별은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 기업의 평균 과징금이 높은 것은 퀄컴 등 대형 글로벌 기업의 중대한 법 위반 사건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기업 통계에는 대규모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이 주로 포함된 반면, 한국 기업 통계에는 과징금 상한이 낮은 다른 법률 위반과 소규모 기업의 경미한 위반까지 포함돼 있어 평균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개별 사례도 제시했다. 쿠팡의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2.0%, 네이버(NAVER(035420))는 1.8%, 카카오(035720)는 3.0%였다. 2021년 구글에 부과한 과징금 2249억원도 유럽연합(EU)이 동일 사안에 부과한 약 5조6000억원보다 적다고 설명했다. 과징금은 기업 국적이 아니라 위반 행위의 내용과 중대성, 관련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는 입장이다.

CCIA 연구센터의 트레버 와게너 소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진=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CCIA 연구센터의 트레버 와게너 소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진=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그러나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는 공정위의 해명이 자신들의 분석 결과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CCIA 연구센터의 트레버 와게너 소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별도 기고문에서 2016~2025년 공개된 제재 결정 1203건과 피심인 항목 3453건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CCIA는 산업과 연도 등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미국 기업의 과징금 수준이 한국 기업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피심인 단위 분석에서는 5.1배, 의결 단위 분석에서는 2.3~2.5배 차이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퀄컴을 제외해도 피심인 단위 격차가 4.4배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CCIA는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관련 매출액의 범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과징금 비율이 비슷하더라도 산정 대상 매출액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실제 제재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징금 부과 당시 발표된 금액과 이후 서면 의결서에 기재된 금액 사이에 차이가 난 사례도 들었다.

이에 CCIA는 공정위가 관련 상품과 거래 지역, 산정 기간, 위반 행위의 중대성, 감경 요인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과징금 산정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 무역 당국도 관련 자료를 확보해 미국 기업이 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ITIF와 CCIA의 분석은 대상 사건과 비교 방식이 다르다. 양측이 제시한 통계만으로 기업 국적에 따른 차별 여부가 입증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정위는 법령에 따른 산정 기준을 적용했다는 입장이고, 미국 업계 단체들은 관련 매출액 산정과 사건별 제재 수준을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기술기업을 대변하는 단체들의 문제 제기에 한국 경쟁당국이 해명하고, 다시 미국 업계 단체가 반박하는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향후 미국 측의 무역법 301조 조사 요구가 실제 통상 압박으로 이어질지, 공정위가 구체적인 산정 근거를 통해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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