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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는 윤 양네 가족은 할머니 댁이 있는 전남 강진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지역 밀착형 게임을 구상했다.
윤 양은 멘토를 자처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멘토단의 도움을 받아 전남 강진, 경북 상주, 강원 영동을 잇는 여행상품인 ‘코리아 게임’ 시제품을 내놓았다. 이 게임은 해당 지역을 상징하는 설화나 역사 등을 AR게임으로 즐길 수 있게 한 후 게임에서 취득한 포인트 등은 다시 지역화폐로 소비하게 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목표다.
윤 양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댁인 전남 강진을 방문할 때마다 ‘지방소멸’이라는 단어를 실감했다. 아버지와 상의해 이 주제를 다루기로 했고 젊은 층의 관심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여행과 게임이라는 소재를 접목하게 됐다”고 코리아게임 개발 계기를 밝혔다.
◇게임과 여행 접목해 지방소멸 해법 찾기
윤 양은 각 지역이 가진 스토리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을 이용자가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NFT 기술을 적용한 아이템과 와 K-COIN이라는 가상화폐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게임은 지역 스토리에 맞게 별도로 제작된 것도 있지만 기존 게임의 세계관을 지역으로 가져와 AR게임으로 구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지역을 살리기 위한 게임 플랫폼이다보니 다양한 방식이 가능했다는 게 윤 양의 설명이다.
윤 양은 “참가자가 전남 강진, 충북 영동, 경북 상주를 연결한 2박3일간의 여행동안 코리아 게임을 하는 설정이었다. 강진의 풍어제, 상주의 임진왜란 전투, 영동의 백여우 전설 등 각 지역이 가진 스토리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을 실행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소멸은 인구감소와 심화하는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인해 피하기 힘든 현실이다. 게임은 중요 산업으로 부상했지만 중독성 등의 문제로 여전히 사회적 시선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다. 여행업도 코로나로 인해 큰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각각을 놓고 보면 마땅한 해법을 찾기 쉽지 않지만 세 가지를 연결하면 서로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게 윤 양의 판단이었다.
윤 양은 게임에 적합한 강진의 스토리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전남 강진 가우도에서 풍어제 전설을 기초로 한 ‘AR 물고기’ 게임을 즐기고 상주 임진왜란 전적지에서 NC소프트의 리니지 구슬을 얻는다는 설정을 뼈대로 세웠다.
윤 양은 “전남 강진 도암면의 가우도라는 섬에서 어부들이 500년 된 팽나무 밑에서 물고기를 많이 잡게 해달라고 풍어제를 지냈는데, 나무가 죽은 뒤 전통이 사라졌다. 이를 AR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나무를 되살린 뒤 나무에 있는 물고기를 잡는 게임을 시연해봤다”며 “재밌는 여행도 하면서, 돈도 버는 게요즘 유행하는 ‘돈버는게임(play to earn·P2E)’의 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최태원 회장 NFT 활용부터 PT까지 멘토 역할
게임에서 NFT 규제를 피하기 위해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은 멘토를 맡은 최 회장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또 최 회장은 윤 양에게 리니지 등 유명게임과 세계관을 공유하고 아이템도 거래할 수 있도록 해 기존 게임 이용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코리아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조언했다. 최 회장은 5000여개에 달하는 지방자치단체 축제와 협업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조언과 지원을 아까지 않았다고 한다.
윤 양은 “최 회장님은 NFT에 대한 내용을 저희보다 훨씬 상세하게 파악하고 멘토링해주셨다 .특히 풍어제라는 단어 하나도 듣는 사람이 낯설어 할 수 있으니 간단한 설명을 곁들이라는 팁을 주셨다. 최종 PT 발표 직전 심사위원들에 어떤 내용을 어필해야 할 지, 말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도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고 전했다.
이어 윤 양은 “게임에서 NFT 활용은 사행성 문제로 규제를 받고 있지만 NFT 활용은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며 “‘코리아 게임’은 공익을 추구하는 게임이다. NFT가 공익적 목적에 기여한다는 점을 보여주면 게임 NFT에 대한 여론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양은 2위를 차지해 받은 상금 3000만원의 활용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친구들이 방송을 보고 신기해했는데 촬영으로 학교에 빠졌을 때 놓친 필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친구들에게 마라탕을 쏠 계획”이라며 “나머지는 부모님께 맡기기로 했다. 아마 저축해두고 나중에 제가 대학생이 됐을 때 등록금에 보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음 지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상금 1억원을 걸고 공모한 ‘국가발전 프로젝트’의 최종 우승은 ‘치매 막는 10분 통화’를 제안한 16년차 직장인 이봉주씨 팀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