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또 드릴십 악재' 페트로브라스와 손배소 다시 제기(종합)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기각 결정이 내려졌던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미국법인과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다시 나선다. 미국 법원이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다시 해당 재판의 심리를 재개하면서 드릴십(시추선) 소송 악재가 재현될 우려가 커졌다.

삼성중공업(010140)은 “미국 항소법원이 ‘페트로브라스 미국법인(Petrobras America)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각하한 텍사스 연방지법 결정에 대해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소송의 본안 심리 재개를 결정했다”고 12일 공시했다.

텍사스 연방지법은 지난해 6월 페트로브라스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소송을 각하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당시 텍사스 연방지법은 해당 소송과 관련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한 삼성중공업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페트로브라스는 소송 각하에 불복해 기존 1심 본안 심리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미국 항소법원은 이날 페트로브라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1심을 각하했던 이유인 소멸시효 완성에 대한 판단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본 것”이라며 “손해배상 소송 본안에 대한 법적·사실관계에 대한 판단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7년 미국의 프라이드 글로벌(Pride Global)과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하고, 2011년에 드릴십을 인도했다. 이후 페트로브라스는 2011년 프라이드 글로벌과 이 드릴십에 대해 5년 용선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던 중 페트로브라스는 지난 2019년 삼성중공업과 프라이드 글로벌 간 건조 계약이 체결되는 과정에서 중개인에게 지급한 중개 수수료가 부정하게 사용됐고 결과적으로 페트로브라스가 지급해야 할 용선료 부담이 늘어났다며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 재개될 1심에서 추가 증거자료를 확보·보완해 소멸시효 완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할 것”이라며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법률 자문단을 구성한 뒤 최종 승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 (사진=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