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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엽 변협 회장 "정치가 법치 대체해선 안돼…할 말 하겠다"

남궁민관 기자I 2021.02.22 16:11:07

法·檢과 '법조 삼륜' 대한변협회장 22일 공식 취임
"사회정의 수호는 변호사 사명…의견 낼 것" 각오
사법·검찰개혁 두고 "정의 눈 가리고 법치 훼손 안돼"
업계 생존 과제엔 "국회·시민 설득…발로 뛰겠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법률가들이 정치에 쓰임 당하기를 주저하지 않은 때마다 예외없이 ‘정치(政治)’가 ‘법치(法治)’를 대체하고, 자칫 ‘인치(人治)’로 흘렀던 과거 역사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는 법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공의와 정의로 무장해 사회정의 수호를 위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사진=대한변협)


22일 대한변협 제51대 협회장에 공식 취임한 이종엽 회장은 이날 이데일리와 비대면으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최근 법원과 검찰을 둘러싼 정치적 분쟁을 꼬집으며 “할 말은 제대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법원, 검찰과 함께 변호사 단체는 ‘법조 삼륜’이라고까지 불리지만, 최근 변호사업계는 생존의 위기에 내몰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 3만 변호사들을 대표한 대한변협 협회장으로서 당장 생존이라는 과제를 짊어졌지만, 실추된 대한변협의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이같은 당면 과제에 앞서 사회정의 수호라는 변호사의 기본 사명은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기본 철학이다.

이 회장은 “변호사는 다른 어느 유사 전문직역에서도 볼 수 없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사명을 부여받았다”며 “바로 이 점이 변호사인 우리가 다른 유사법조직역 전문가들과 본질적으로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최근 법조계를 넘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코드 인사’를 꼬집으면서 법치 훼손을 우려했다. 이 회장은 “멀게는 사법농단 사태, 가깝게는 법무부와 검찰 간의 지속적인 마찰, 최근 법관탄핵과 법관 인사를 둘러싼 논란 등으로 국민들은 사법기관과 법조계 전반에 대하여 실망과 우려를 금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혁이라는 명분이 자칫 정의의 눈을 가리고 법치를 훼손하거나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 인사의 독립이 기능하지 않은 채 사법 독립, 더 나아가 삼권분립이 이뤄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며 “우리 국민은 법원이 정치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정의의 수호자로 존경받기를 원하고 있다. 사법부 독립은 법원 스스로 지켜야 하며, 지금 법원이 스스로 독립해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사업계 위기 극복엔 “직접 발로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변호사의 신규 공급은 급증했고, 유사법조직역과 플랫폼 업체들의 법조시장 잠식으로 송무와 자문 시장 모두에서 변호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급증하는 변호사 수로 인해 청년 변호사들 뿐 아니라 중견 변호사들마저 무한 경쟁으로 내몰리며 이로 인한 저하된 법률 서비스의 품질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언론, 시민을 설득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보다 실효적으로 법조영역 잠식문제에 대응하겠다. 우리 경제와 인구 규모에 맞는 적정 변호사가 배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법률 플랫폼의 시장장악을 막기 위한 변호사법의 개정, 변호사회가 운영하는 공공플랫폼의 법제화 등 법조 플랫폼에 대한 엄정 대응을 통해 법조계가 자본에 종속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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