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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박사는 “이 연구는 흡연이 사회적 활동이 아니며 오히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흡연의 심리사회적 영향을 분명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흡연이 신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전 연구에서는 외로움이 흡연으로 이어진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흡연이 외로움을 증가시키는지 조사한 연구는 전무했다.
필립 박사는 “영국에서 실시한 첫 연구에서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더 외로워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문화와 사회적 규범 영향일 가능성도 있다”며 “이 연구에서 흡연과 외로움의 관계를 다른 나라에서도 조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은 유럽 15개국의 ‘건강·노화 조사(SHARE)’에 참여한 5만여 명이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67세로 연구 시작 당시 22%가 흡연자였으며 절반에 가까운 48.5%는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연구팀은 소외감과 사회적 단절 빈도를 수치화하는 ‘UCLA 외로움 척도’로 참가자들을 평가한 뒤, 2년 후 동일 조사를 통해 흡연 여부에 따른 변화 폭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현재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외로움 수준이 높았다. 이런 차이는 연령과 성별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고려한 뒤에도 유지됐다.
특히 현재 흡연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외로움이 더 크게 증가했다. 연구 시작 당시의 외로움 수준과 인구학적 요인을 고려한 뒤에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유럽 지역 간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흡연자의 고립 심화가 특정 국가나 문화적 관습 탓이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필립 박사는 흡연자가 더 외로워지는 원인으로 ‘기동력 저하’를 꼽았다. 흡연 관련 질환이 점차 진행되면서 활동 반경이 좁아지고 그 결과 모임이나 사회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워진다는 분석이다.
또한 공공장소 금연 규정이나 가정 내 금연 환경 탓에 흡연자가 모임 장소를 덜 매력적으로 느끼고 이로 인해 대인 교류 기회가 줄어드는 점도 원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만으로 흡연이 외로움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흡연의 피해를 폐 질환 등 신체적 영역을 넘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같은 심리사회적 영향으로 확장해 이해한다면 향후 금연 정책과 상담의 설득 방식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유럽호흡기학회 정책위원을 맡고 있는 데스 콕스 아일랜드 더블린 유니버시티 칼리지 교수는 “이번 결과는 흡연이 외로움의 중요한 위험 요인임을 명백히 보여준다”며 “외로움이라는 공중보건 문제를 다룰 때 흡연 역시 핵심 변수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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