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만 원자재 펀드 설정액이 3624억원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원유에 투자하는 천연자원펀드 역시 2988억원이 줄었다. 금과 농산물 펀드도 각각 470억원, 137억원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펀드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의 우려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3일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산 제품 600억달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에서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한 맞불정책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구리 등의 금속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으로 교역량이 줄어들고, 경제 성장 측면에서도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면서 투기적인 매수 세력이 원자재 펀드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리는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으로 글로벌 경기의 가늠자로 꼽히는 만큼 무역분쟁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분석이다. 농산물 펀드의 역시 대두(콩)가 미·중 무역전쟁의 주요 관세 부과 자산이 되며 글로벌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원유의 경우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전 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박스권에 갇히면서 들어왔던 물량이 이탈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기구(OPEC)에서 생산량을 확대하겠다고 하면서 원유의 상승세가 제한되고 있는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금 펀드의 설정액 축소는 강(强)달러의 영향을 받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 연구원은 “금의 경우 미국 달러가 경쟁 투자 자산이라고 볼 수 있다”며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무역전쟁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 자체가 악화돼 투자자들이 원자재에 투자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무역전쟁이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에 당분간 이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