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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은 수시로 인보사에 대해 강한 자부심과 애착을 드러내 왔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대형사고가 터졌고 급기야 시민단체가 나서 “인보사는 대국민 사기극”이란 주장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인보사의 허가 취소 가능성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코오롱티슈진(950160) 주가는 상장 후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29일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장중 7% 가까이 폭락하며 지난 2017년 11월 상장 이후 최저 주가로 추락했다. 이로써 한때 시총 4조원을 넘나들었던 기업 규모가 1조원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장 막판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이날 주가는 보합으로 마감했다.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51% 급락한 상태다. 인보사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102940)도 이달 들어 44% 넘게 폭락했다.
이날 장중 큰 폭의 하락세는 지난 26일 시민단체가 국회에서 인보사 사태에 대한 강력하게 책임을 추궁한 영향이 컸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여연대 등 4개 시민사회단체는 국회에서 정의당 윤소하 의원과 공동으로 인보사 사태에 대한 문제점을 조명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시민단체들은 인보사 사태의 책임이 코오롱과 정부 모두에게 있다며 “인보사 사태는 황우석 사태에 못지않은 위험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허가를 강력하게 추진했던 만큼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윤소하 의원은 인보사 사태를 “국민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규정하고 “식약처와 코오롱 생명과학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오롱 측이 제품의 주성분이 바뀐 것에 대해 “고의성이 없었다”고 거듭 해명하고 있지만 이같은 책임 추궁에 인보사 허가 취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주가도 크게 출렁였다.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안전성과 유효성은 의약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현재 사태의 원인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코오롱티슈진의 기술력과 성장성에 대해 잇달아 호평을 내놓던 증권사들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나오던 증권사 보고서도 지난 1일 KB증권의 사건 개요를 소개하는 보고서를 끝으로 뚝 끊긴 상태다. 코오롱티슈진을 커버하던 애널리스트들도 일체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쉽게 코멘트를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상황 전개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의 답답함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