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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 재판에서 검찰은 이동형 다스 부사장의 검찰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이씨는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도곡동땅과 다스 지분 명의자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동형씨는 “이시형씨가 2013년 저를 찾아와 ‘도곡동 땅을 판 돈이 들어있는 통장을 달라. 제가 관리하겠다’고 했다”며 “제가 ‘이걸 다 네가 관리하는 건 위험하다. 네가 필요하다고 하면 돈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시형씨가 이후 ‘아버지(이명박)가 10억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통장과 카드를 만들어 달라’고 해 제가 아버님(이상은) 명의로 된 통장을 만들어 10억원을 넣어 카드와 함께 건네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시형씨가 왜 통장을 달라고 한 것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저도 그 통장 돈이 아버님(이상은) 것이 아니고 이 전 대통령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이시형씨도 자기 돈으로 생각하고 통장을 달라고 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동형씨는 “언젠가는 아버님(이상은) 배당금이 (기존 등록 통장에) 들어오지 않아 경리직원에게 확인해보니 이시형씨가 (제가 건넨) 통장으로 배당금을 보내라고 요구했다고 들었다”며 “이시형씨도 ‘내가 한 것’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상은씨 명의의 해당 통장 거래 내역을 보면 2013년 12월 10억원에 이어 지난해 4월 배당금 4억원이 입금됐고, 잔액은 3억8000만원이었다. 이동형씨는 “(차액 11억원은) 이시형씨가 다 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월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해당 통장이 다스 경주 사무실에 있었던 이유에 대해선 “지난해 12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이시형씨가 해당 통장을 갖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시형씨가 제게 이 통장을 주면서 ‘형과 큰아버님(이상은)이 돈을 사용한 것으로 말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동형씨는 통장에서 인출된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내역에 대해 ▲2014년 9월 ‘5억원 자기앞 수표 발행’ 이시형 보증금 ▲2014년 10월 ‘5400만원 호텔 송금’ 이시형 결혼식 비용 ▲2016년 9월 ‘2억5000만원 자기앞 수표 발행’ 이시형 SM 투자금 등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도곡동 땅 매매 잔금이 들어있는 통장을 관리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이 전 대통령 자금관리인) 이영배 금강 대표로부터 2008년초 150억원이 들어있던 통장을 받았다”며 “‘재산관리인이 계속 관리하면 도곡동 땅이 이명박 것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어서 넘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통령 측에서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수표로 인출해 아버님(이상은)에게 드리거나 (재산관리인인) 이영배씨나 이병모씨에게 전달했다.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준 적은 없다”며 “언젠가 대여금을 정리해보니 계산한 날까지 67억원이 건네졌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동형씨는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이 돈을 갚거나 이자를 준 적은 없었다”며 “도곡동 땅 판 돈이 이 전 대통령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저 역시 관리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 의혹을 부인하는 도곡동 땅에 대해서도 “2008년 이전엔 아버님(이상은)으로부터 도곡동 땅에 대해 들은 말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